[사설] 국민의힘 전·현 의원 4명 ‘공천 헌금’ 의혹,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구의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같은 당 하영제 의원은 지난해 1월 경남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예비 후보자에게 공천을 돕는 대가로 7000만원을 받는 등 총 1억6000여만원의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당 김현아 전 의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원 등에게 4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하 의원을 제외한 황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수사와 재판을 통해 위법 여부가 가려지겠지만, 아직까지도 ‘공천 헌금’이란 말이 나오는 것부터 믿어지지가 않는다.
과거 정치권에 당 지도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 의원 간 ‘먹이사슬’이 있었다. 의원은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공천 대가로 돈을 받고, 그 돈을 자신의 총선 공천 대가로 당 지도부에 갖다 줬다. 지방선거는 ‘7억원이면 공천, 6억원이면 탈락’이라는 뜻의 ‘7당 6락’이라는 말이 돌았다. 돈을 주고받는 수법도 ‘가짜 차용증을 써 빚으로 위장하기’ ‘의원 지역구 사무소 관리 비용 대신 내주기’ 등 다양했다. 심지어 국회의원이 돈을 거절하면 공천 탈락으로 알고 해코지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웬만한 선거 비용은 다 국민 세금으로 지원한다. 국회의원은 세비 1억5000만원과 별도로 연간 1억5000만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선거가 있는 해는 한도가 3억원으로 늘어난다. 불법 자금 없어도 의정 활동을 할 수 있다. 의원이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돈을 받는 것은 사리사욕이다. 돈으로 공천을 받은 사람들은 그 돈을 벌충하기 위해 재임 중 비리를 저지르기 마련이다. 부패 먹이사슬의 최종 피해자는 일반 국민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에도 박순자 전 의원이 지역구 시의원 공천 대가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여기에 3명이 더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받는다. 국민의힘엔 뚜렷한 소신과 정책 목표 없이 출세하고 좋은 자리 차지하기 위해 국회의원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이들에게 공천 헌금은 큰 유혹일 것이다. 이런 저급한 인물들이 누군지는 당내에서 다 알고 있다. 국민의힘이 다음 공천에서 이들을 전부 걸러내지 못하면 선거에서 국민이 걸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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