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수출 年 17조, 전기차보다 많다
지난해 콘텐츠 수출액이 가전과 전기차를 제쳤고, 무역수지 흑자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때문에 K(한국)콘텐츠 수출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던 중국의 실적이 줄었는데도 수출액은 매년 늘어난 결과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4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130억1000만달러(약 17조원)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차전지(99억9000만달러), 가전(80억5000만달러), 전기차(98억2000만달러) 수출액보다 30% 이상 많다. 이 실적에는 해외에서 생산된 한국 기업의 가전과 이차전지의 수출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K콘텐츠 관련 무역수지 흑자는 12억35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2016년 중국이 한한령을 내렸을 때 국내 콘텐츠 업계는 해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한류가 꺾일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이때부터 K팝 가수 공연과 한국 TV 드라마·예능 방영, 영화 상영이 중국에서 금지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업계 예상과 달리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콘텐츠 수출은 오히려 연평균 11.6%씩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도 2016년(5억2000만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한한령 직후에는 콘텐츠 업계가 타격을 입었지만 K콘텐츠가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시아 이외 지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까지 여기에 가세하면서 수출이 늘었다”고 했다.
정부와 업계는 K콘텐츠 수출 규모와 지역을 확장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2030년까지 K콘텐츠 수출액을 250억달러(약 32조3800억원)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평균 12% 이상씩 성장해야 가능한 목표다. 이를 위해 중동, 유럽, 북미 등 K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된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시장을 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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