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북미 강세… 카카오 웹툰 日서 1위
네이버웹툰은 지난 5월 자회사 로커스의 중국 법인 ‘로커스 상해’를 완전 청산했다. 로커스는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 2010년대 들어 K웹툰 플랫폼들은 중국 내 웹툰 불법 유통 등 여러 문제를 인내하면서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투자를 늘려왔었다. 네이버의 웹툰·웹소설 부문 매출은 2021년 4917억원에서지난해 1조664억원으로 증가했다.
로커스 관계자는 “중국의 한한령과는 상관없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K웹툰’이 미국, 일본처럼 대표적 만화 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더 이상 중국만 바라보지 않아도 될 만큼 자신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난지 청강대 웹툰만화콘텐츠전공 교수는 “우리 웹툰 업계가 불법 유통 시장과 콰이칸(快看) 같은 중국 자체 웹툰 플랫폼 등 걸림돌을 넘지 못했다. 이제는 얻을 것보다 투자를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더 커졌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통해 만화 강국 일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플랫폼은 2020년 7월부터 일본 단일 만화 플랫폼 중 거래액 1위를 유지해 왔다. 네이버웹툰은 북미에서 강세다. 6월 현재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월간 이용자(MAU) 8900만명 중 미국 이용자가 1500만명이다. 재작년 1월 북미 최대 규모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작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로어 올림푸스’는 미국 만화계의 ‘아카데미 상’으로 불리는 ‘윌 아이스너 어워드’를 받았다. 카카오·네이버는 이처럼 일본과 미국에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동남아, 유럽 등 세계 여러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영어, 일어, 프랑스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를 비롯해 10여 언어로 작품을 번역해 제공 중이다.
K웹툰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던 비결로는, 전통적 만화책처럼 가로가 아닌 세로로 스크롤을 내리는 방식이 먹혔다는 점이 꼽힌다. ‘세로 스크롤’은 스마트폰을 통해 만화를 소비하는 요즘 독자들에게 더욱 친숙하다. 유료 작품을 일정 주기마다 무료로 볼 수 있게 하는 ‘기다리면 무료’처럼 국내에서 성공한 상업적 요소들도 해외에 활용했다. 작품을 현지 문화에 맞게 바꾸려는 노력도 있었다. 카카오페이지 연재작 ‘나를 기억하나요’ 작품 속 창업주 ‘어마한’의 이름은 북미에서 ‘Uhmaejin’이다. ‘어마한’을 영어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이름의 본래 뜻인 ‘amazing’을 최대한 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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