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챗GPT CEO “입소문 내줄 팬을 확보하라”
샘 올트먼 오픈 AI CEO가 중소벤처기업부 초청으로 9일 한국에 온다. 챗GPT로 단숨에 전 세계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지만 사실 그는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미 수퍼스타였다. 1985년생으로, 20대에는 창업가로서 성공을 거두었고, 30대에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의 대표로 일했다. 흥미로운 점은 투자자로 일하면서도 창업자라는 정체성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것으로, 2015년에 그가 설립한 회사가 바로 오픈AI다. 7년 후 챗GPT가 세상에 등장하게 된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쁠 것 같은 상황인데도 그는 꾸준히 글을 써 왔다. 자신의 이름을 건 블로그에 가면 2013년부터 쓴 글들이 매월 차곡차곡 모여있다.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줄 아는 능력은 창업가로서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올트먼은 강조하는데,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언행일치하는 삶을 살고 있구나’ 감탄이 나온다. ‘샘 올트먼의 스타트업 플레이북’(여의도책방)은 그가 스타트업 세계에 처음 발을 담근 사람들을 위해 쓴 친절한 가이드다. 딱 100장짜리 얇은 책인 것도 타깃 독자의 특성을 고려한 중요한 장점이다.
그는 스타트업의 목표를 ‘사용자가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 지점에서 그는 대중의 직관과 반대되는 조언을 한다. 많은 사용자가 적당히 좋아하는 제품보다 소수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를 열광적으로 사랑해서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는 소수의 사용자가 있을 때, 이들의 힘으로 다른 사용자를 모으기가 훨씬 쉽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용자를 모을 수 있다. 창업가의 시간은 고객을 더욱 잘 이해하는 일에 사용되어야 하며, 고객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만이 모든 일의 출발점이라고 올트먼은 반복한다.
나는 요즘 창업가는 현재를 살면서 미래도 동시에 살아야 하는 사람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고통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웃으면서 전진한다. 한 번 사는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할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창업을 택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샘 올트먼이 그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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