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義人, 당신들이 있어 세상은 따뜻합니다

김승현 기자 입력 2023. 6. 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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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청룡봉사상 시상식
2일 열린 제57회 청룡봉사상 시상식에서 경찰 수상자인 강대길(왼쪽부터) 경위, 허진혁 순경, 서윤식 경위, 이창희 경감이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대한민국의 법질서와 정의를 바로잡고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관, 숭고한 희생정신을 발휘한 시민들의 공적을 기리는 제57회 청룡봉사상 시상식이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윤희근 경찰청장, 청룡봉사회 최병갑 회장, 심사위원장인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심사위원인 서기석 변호사, 이정욱 연세대 교수, 이연주 변호사, 수상자 가족과 동료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충(忠), 신(信), 용(勇), 인(仁), 의(義) 5개 부문 수상자에겐 각각 표창장·감사장,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됐다.

충상(忠賞)은 대공 사건을 수사해 온 최홍수(가명) 경위가 받았다. 그는 “선배 경찰들이 힘들게 일궈놓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치안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게 이바지하겠다”고 했다. 2021년 5월 부산 광안리 앞바다에 빠진 시민을 발견하고 직접 뛰어들어 구해낸 부산경찰청 제3기동대 허진혁(26) 순경이 신상(信賞)을 받았다. 허 순경은 옥상에서 투신하려던 시민도 구했다. 그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경찰이 되겠다”고 했다.

용상(勇賞)은 경찰관 3명이 받았다. 폭력 사건으로 구속돼 유치장 수감 중 도주한 탈주범을 20시간 만에 검거한 경북경찰청 형사과 이창희(50) 경감, 전국 경찰 최초로 전세 사기 일당의 사기 혐의를 입증해 137명을 검거한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서윤식(42) 경위,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판매하고 환각파티를 벌인 외국인 20명을 검거한 경기 오산경찰서 형사과 강대길(47) 경위에게 수여됐다. 이 경감은 “21년 강력계 형사로 근무하며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던 저를 한결같이 응원하며 기도해준 아내와 영광을 나누겠다”고 했다. 이 경감이 함께 온 부모님과 세 자녀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사랑한다”고 말하자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 경위는 “악성 전세 사기 사건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과 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 경위는 “마약 사범과의 전쟁에서 이겨 이들을 꼭 소탕하겠다”고 했다.

38년간 국내외 소외 계층을 위해 430회 무료 심장 수술을 하고 의료 봉사를 해온 박국양(67) 가천대 의과대학 흉부외과 교수와 조태례(64) 가천대 특수치료대학원 겸임교수 부부는 인상(仁賞)을 받았다. 박 교수는 키르기스스탄 의료 봉사를 떠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부인 조 교수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다음 세대에게 사랑과 봉사가 유산으로 남겨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체장애 3급임에도 37년간 전국을 돌며 어르신 위로 공연을 해온 황영호(68)씨도 인상 수상자다. 황씨는 “아름다운 봉사를 계속 할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린다”고 했다.

사고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어 시민을 구한 2명에게는 의상(義賞)이 수여됐다.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연구원 김지완(29)씨는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채 고속도로를 주행 중이던 1t 트럭을 자신의 차량으로 막아 큰 사고를 막았다. 김씨는 “세상을 좀 더 밝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의미로 상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경북 경주의 손수호(69)씨는 지난 1월 자신이 일하던 공사장 인근 주택에 불이 난 것을 보고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80대 노부부를 구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손씨는 “누군가의 목숨이 위험하면 누구라도 들어가 구출할 것”이라고 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사회가 험악해지고 이웃과의 거리가 멀어졌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며 봉사하는 분들이 있다”며 “덕분에 우리 사회가 밝고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수상자 분들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법과 정의, 그리고 휴머니즘을 몸소 증명해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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