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하철 공사장서 또 수돗물 ‘콸콸’…올해만 10번
[KBS 광주] [앵커]
어제 저녁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장 바로 옆에서 상수도관이 파열돼 물이 분수처럼 쏟아지는 사고가 났는데요.
올해 들어서만 도시철도 공사장에서 상수도관이 10번이나 파손되는 등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저녁 시간 약국.
갑자기 밖에서 밀려온 물이 약국 안까지 들어찹니다.
깜짝 놀란 손님은 황급히 빠져나갑니다.
도로에서 쏟아지는 물은 폭포수처럼 문을 연신 때립니다.
빗자루로 쓸어 보지만 물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양명교/약사 :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TV에서 봤던 해일 느낌이 들더라고요. 한 20cm 정도 차오르니까 약이 침수되고 해서 많이 망가졌습니다."]
어제 저녁 7시쯤 광주시 금호동 도시철도 2호선 공사장 바로 옆에서 지름 500㎜짜리 상수도관이 터졌습니다.
분수처럼 터져 나온 물은 40여 분 만에 멈췄습니다.
이 사고로 인근 상가와 아파트 등에서 침수·흐린 물 피해 신고가 40여 건 접수됐습니다.
터파기 공사로 주변 흙이 약해지며 수도관 뚜껑을 받치던 지지대가 이탈했고, 결국 물이 터져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사고가 난 곳으로부터 3백 미터 근처 도시철도 공사장에서도 지난 4월 수도관이 파손되는 등, 올해만 비슷한 사고가 10건.
2020년 2호선 공사 이후로는 26건이 발생해 수돗물 4만 4천여 톤이 샜습니다.
6년 전 만든 지하 상수도관 지도를 보며 공사를 하지만, 낡은 관은 지도와 위치가 달라 사고가 나는 일이 잦습니다.
[문점환/광주 도시철도건설본부 공사부장 : "(지하철 상수도관) 정밀 지도가 있지만 40년, 50년 전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일부는 저희 이제 부주의로 인해서 파손된 것이 있을 수 있고요. 또 일부는 이제 (수도관이) 노후돼서..."]
땅을 10미터 안팎까지만 파는 '저심도 공법'의 특성상 비슷한 깊이에 묻힌 상수도관은 물론 전기관이나 가스관 사고 위험까지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윤태국/건설기술교육원 교수 : "저심도 (공사)를 한다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사를 하다 보면 발생하는 지반 침하는 보다 공사 현장에서 조금 유의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광주시는 임시 도로 역할을 하는 '복공판' 공사가 이달 안으로 끝나면, 관이 묻혀 있을 만한 지점은 다 들여다본 셈이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크게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영상편집:이성훈
양창희 기자 (shar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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