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쾅'·다리 '와르르'···수학 실수가 만든 시대의 대참사들[책과 삶]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매트 파커 지음·이경민 옮김
다산사이언스 | 480쪽 | 2만2000원
소수점 셋째자리 이하의 숫자를 반올림하지 않았다고 수조원의 돈이 날아갈 수 있을까. 1983년 11월 캐나다 밴쿠버 증권거래소의 지수는 1년 전의 절반에 가깝게 떨어졌다. 주가 지수를 계산할 때 소수점 셋째자리를 반올림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오랫동안 누적된 결과로 지수가 반토막이 난 것.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은 실수 혹은 오류로 인해 수학이 부재하는 상황이 벌어진 세계의 대참사를 이야기 보따리를 풀듯 조곤조곤 설명한다. 1991년 1차 걸프전 당시 적의 미사일을 파괴하는 패트리엇 시스템이 10분의 1초를 변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작은 실수로 적의 미사일을 막지 못한 사건, 캐나다의 퀘벡 다리를 건설할 때 다리의 설계안을 당초 490m에서 550m로 변경하고 다리가 받을 힘을 다시 계산하지 않아 다리 위에서 근무하던 86명 중 75명이 사망한 일 등. 저자는 “온 시대를 통틀어 선별한 수학 실수 모음집”이라고도 표현했다.
저자는 호주의 수학 교사였던 매트 파커. 2009년부터 수학을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 ‘스탠드업 수학(Stand-up Maths)’에 ‘유쾌한’ 수학 영상을 올리고 있다. 지금은 런던 퀸메리대학교의 공공연구센터 연구원이다.
저자는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중요하고도 유용한 교훈이 관련 분야 사람들과 적절한 방식으로 공유될 수 있도록 보장하여 이를 통해 유익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수포자’라는 말이 초등학생 시절부터 나오는 세상에서 우리는 수학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수학을 배운다는 건, 인간이 진화로부터 얻은 능력을 비합리적일 정도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숫자의 놀라운 힘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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