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때리기 코드 맞춘 경찰, 과잉진압 도 넘었다”
건설노조·시민단체 ‘공동행동’
“양회동 열사 분향소 철거 불법”
직권남용 등 경찰관 고소 예정
노동·시민단체들이 2일 ‘노동조합에 대한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이 도를 넘었다’며 연이어 경찰과 정부 규탄에 나섰다. 이들은 경찰이 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 기조에 맞춰 집회·시위·농성을 진압하기 위해 공권력을 폭력적으로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깨의 고통보다,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왼팔에 깁스를 한 건설노동자 최진호씨는 이날 건설노조와 302개 시민단체가 모인 ‘양회동 열사 투쟁 노동시민사회종교문화단체 공동행동’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 ‘양회동 열사 시민분향소 불법침탈, 반인권 패륜 폭력경찰 규탄 및 불법행위 고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본인을 “양회동 열사와 같은 건설노동자이자 두 아이를 둔 평범한 가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민주노총 대규모 도심집회에 참석했다. 최씨는 집회 이후 건설노조 등이 양회동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 설치한 시민분향소를 경찰이 철거하려 하자, 이를 막아서다 부상을 입었다. 최씨는 “경찰 네댓 명이 달려들어 차에 태우려 했다”며 “한 명이 왼쪽 팔을 잡고 다른 경찰이 반대편으로 밀면서 왼팔에 찢어지는 듯한, 뒤틀리는 고통을 느꼈다”고 했다. 이후 그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날 현장에서 최씨를 포함한 3명이 부상당했다. 노조원 4명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되기도 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1일 시민분향소 철거에 나선 현장 책임자 등 경찰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고소할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경찰의 철거가 불법이었다고 주장했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15조에 따라 관혼상제는 집회 신고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 행정대집행의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공권력 행사는 본질적으로 기본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적법절차를 지켜야 한다”며 “행정대집행을 위해선 서면 계고가 선행돼야 하고, 이마저도 시민의 공익을 해할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시민분향소는 설치된 지 불과 26분 만에 철거됐다. 이날 모인 공동행동 30여명은 “추모는 불법이 될 수 없다”고 외쳤다.
한국노총, ‘광양농성’ 진압 규탄
경찰봉에 다친 농성자는 구속돼
윤석열 정부의 노동조합에 대한 강경대응 기조에 발맞춘 경찰의 ‘폭력 진압’이 선을 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노총도 이날 오전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포스코 하청노조의 농성 과정에서 발생한 ‘과잉 폭력 진압’을 규탄하고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광양 사태의 근본 원인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자 적대 정책과 노조혐오에서 비롯됐다”며 “통제받지 않은 공권력이 국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광주지법 순천지원 곽희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범죄의 중대성에 비춰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김 사무처장은 경찰이 휘두른 경찰봉에 맞아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에 대해서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들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전지현·고귀한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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