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부담 ‘60세 이상·소득 중위층’이 가장 컸다

이호준·심윤지 기자 2023. 6. 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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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고령층 지출 비중 큰 식료품·비주류음료의 가격 상승률 높아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청년층보다 고령층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기준으로는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중위 60%의 부담이 가장 컸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1년 및 2022년 가구 특성별 소비자물가 작성 결과’를 보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계의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였다.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물가 통계를 각 가구의 지출 비중 등에 따라 재조정한 결과다. 지출 비중이 높은 항목의 물가가 크게 오를수록 가구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는 셈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였던 점을 고려하면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의 물가 부담이 전체 평균 가구보다 컸다는 뜻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의 지출을 10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가장 많은 지출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식료품·비주류음료(219만2000원)인데 지난해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가 연간 5.9%나 오르면서 고령층 가구의 물가를 1.11%포인트나 끌어올렸다. 다른 연령대의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 기여도는 이보다 낮은 0.8~0.95%포인트 수준이었다.

가구주가 40∼59세인 가구의 물가상승률은 5.1%였다. 청년층인 39세 이하 가구는 4.9%로 60세 이상 가구와 0.4%포인트 차이가 났다.

품목별로 보면 60세 이상 가구의 경우 교통(10.6%), 음식·숙박(7.8%), 주택·수도·전기·연료(7.4%), 식료품·비주류음료(4.9%) 등의 항목에서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역시 해당 품목에 대한 지출 비중이 클수록 물가상승률은 크게 나타났다. 40∼59세 가구는 교통(9.9%), 음식·숙박(7.6%) 등에서, 39세 이하 가구는 교통(8.8%), 음식·숙박(7.6%) 등에서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구원 1인당 소득을 나타내는 균등화소득을 기준으로 분류했을 때 소득 중위 60%의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2%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의 물가상승률은 5.1%, 소득 상위 20%는 5.0%로,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중산층>저소득층>고소득층 순으로 지난해 물가 상승 부담이 컸다는 얘기다.

카트는 가볍고, 마음은 무겁고… 서울지역 대형마트를 찾은 한 소비자가 2일 쇼핑카트를 밀며 식품 매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득 중위 60% 가구의 물가상승률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교통비로 물가상승률 5.2% 중 1.1%포인트를 교통비가 끌어올렸다. 이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와 주택·수도·전기·연료비가 각각 0.98%포인트, 0.9%포인트씩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소득 하위 20%의 물가상승률 5.1%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주택·수도·전기·연료비로 전체 상승분의 4분의 1 수준인 1.36%포인트의 기여도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1.11%포인트), 교통(0.81%포인트) 순으로 기여도가 컸다.

가구원 수로 보면 1인 가구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2인 이상(5.1%)보다 낮았다. 1인 가구는 음식·숙박(7.6%)과 주택·수도·전기·연료(4.2%), 교통(8.2%) 등에서, 2인 이상 가구는 교통(10.0%) 등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이호준·심윤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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