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겨우 ‘플러스’…실질 총소득 2년 반 만에 최고
해외 소득 늘어 GNI 증가율 1.9%
코로나19 거리 두기 조치가 대부분 사라지자 민간소비가 늘면서 지난 1분기 한국 경제가 0.3% 성장했다.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1.9%로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이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와 동일하다고 2일 발표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1~2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2020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수출 부진이 본격화한 지난해 4분기(-0.3%)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지난 1분기 소비에 의지해 힘겹게 반등했다.
1분기 GDP 성장률이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전환한 데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회복의 역할이 컸다. 민간소비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거리 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 건설투자도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1.3% 늘었다. 정부 소비는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4% 성장했다. 반면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5.0% 감소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3%포인트다. 그만큼 민간소비가 1분기 성장률을 높였다는 뜻이다. 반대로 순수출은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내렸다.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이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이 실제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GNI는 전분기 대비 1.9% 성장해 GDP 성장률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2020년 3분기(2.8%)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1분기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지난해 4분기 8조1000억원에서 올 1분기 14조9000억원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는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 늘었다는 뜻인데, 국내 기업이 해외에 투자해 온 자본에 대한 배당소득이 지난 1분기 많이 들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과거 고성장 시대와 다르게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고, 잠재성장률도 낮아진 상태”라며 “상반기에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하반기에 0%대를 벗어나며 1.4%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올 1분기 총저축률(33.4%)은 전분기보다 0.7%포인트 올랐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2.6%)이 최종소비지출 증가율(1.5%)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지난해 국민계정 잠정치도 발표했는데,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6%를 보여 속보치와 동일했다.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886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이 공개한 3만2661달러보다 225달러 늘어났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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