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제균, 관상동맥 질환에 효과”

김태훈 기자 2023. 6. 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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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팀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위암 등 위장질환의 예방·치료법인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가 관상동맥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김나영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관상동맥 질환이 없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자 4765명 중 제균치료를 받은 환자(3783명)와 그렇지 않은 환자(982명)의 관상동맥 질환 누적 발병 여부를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헬리코박터’에 최근 게재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 제균치료를 받아 헬리코박터균이 박멸된 환자들의 관상동맥 질환 누적 발병률이 비제균 그룹보다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방 효과는 65세 이하 남성과 65세 이상 여성에서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남녀 차이가 나타난 데 대해 연구진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을 주요 원인으로 추정했다. 에스트로겐은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에스트로겐 수치가 비교적 낮은 65세 이하 남성이나, 65세 이상 여성에서 제균치료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전달하는 세 가닥의 혈관이다. 관상동맥이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 질환에 의해 손상되거나,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면 심장에 심각한 질환이 발생한다. 관상동맥이 대부분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이나 혈액의 흐름이 저해돼 흉통을 느끼는 협심증 등 관상동맥 질환은 국내에서 암에 이어 주요 사망 원인 2위로 꼽힌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도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콜레스테롤 수치나 당화혈색소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각종 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한 바 있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암, 위궤양 등 위장 병변을 유발하는 균으로 잘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전신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활성화를 비롯해 지질 대사의 장애를 유발하고, 혈관 손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국내의 대표적인 고위험·다빈도 질환인 위암, 심근경색을 동시에 예방하는 효과가 규명된 만큼 감염이 확인된다면 제균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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