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메구미·김영남 부부 딸, 南할머니 영전에 추모 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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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고교생' 김영남(62)씨의 누나 영자(64)씨는 지난 1일 어머니 영전에 북한에 있는 조카 은경(35)씨의 이름이 달린 꽃바구니를 놓고 왔다고 밝히면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일본 산케이신문도 이날 "(최성룡) 한국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메구미의 딸 김은경 씨가 메구미의 아버지로 2020년 6월 숨진 시게루 씨 묘 앞에 자신의 이름으로 꽃을 바치고 싶다는 의사를 지난 달 하순 북한에 있는 중개인을 통해 전달해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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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외할아버지 묘소에도 꽃 바쳐달라며 100달러 전달해와"
(서울·도쿄=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박성진 특파원 = "17년 전 금강산에서 어머니와 함께 영남이, 은경이를 상봉하고 헤어질 때 한달 후 초대할 거라고 해서 울지도 않았는데…"
'납북 고교생' 김영남(62)씨의 누나 영자(64)씨는 지난 1일 어머니 영전에 북한에 있는 조카 은경(35)씨의 이름이 달린 꽃바구니를 놓고 왔다고 밝히면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은경씨는 1978년 전북 군산 선유도 주변에서 납북된 영남씨와 일본인 납북자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당시 13세) 사이에 난 딸이다.
영자씨가 연합뉴스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어머니 고(故) 최계월씨의 묘에 놓인 꽃바구니에는 '김영남·메구미 자(子) 김은경'이라는 리본이 달렸다. 최씨는 아들과 재회를 애타게 기다리다 2018년 말 눈을 감았다.
영자씨는 지난달 말 은경씨가 할머니와 일본인 외할아버지 고 시게루(滋)씨의 묘소에 참배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며 꽃을 놓아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을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2014년 몽골에서 외손녀 은경씨 가족을 만난 시게루씨는 3년 전인 2020년 별세했다. 오는 5일이 시게루씨의 3주기 기일이다.
최 대표는 약 20년 전 메구미의 남편이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최근 '은경씨의 요청'을 들었고, 이를 영자씨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2006년 1월, 이 북한 소식통의 정보를 바탕으로 최 대표는 메구미의 남편이 납북 고교생일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는 영남씨 신원 확인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은 당시 언론보도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영자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7년 전에 한 번 만난 할머니를 잊지 않고 손녀로서 애도하려는 은경이 마음이 기특하고 고맙다"고 했다.
조카의 요청 전언이 사실이 아니거나 와전됐을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이런 식으로 여러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는 그쪽 사정이 있겠거니 여기고 꽃을 준비했다"며 의심을 비치지 않았다.
최 대표는 북한 소식통과 접촉을 통일부에 사후 신고했다.
일본 산케이신문도 이날 "(최성룡) 한국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메구미의 딸 김은경 씨가 메구미의 아버지로 2020년 6월 숨진 시게루 씨 묘 앞에 자신의 이름으로 꽃을 바치고 싶다는 의사를 지난 달 하순 북한에 있는 중개인을 통해 전달해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 대표는 김은경 이름으로 꽃을 바쳐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꽃값 100달러(약 13만원)를 중개인으로부터 받았다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일본 측에 이를 전달할 수단이 없어 주한 일본대사관에 메일을 보냈으나 답변을 못 받았다고 산케이에 밝혔다.
요코타 씨 가족 측은 김은경 씨에 관한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자씨는 17년 전 금강산에서 만난 은경씨의 모습을 '맑고 차분한 인상의 여대생'으로 기억했다.
헤어지기 전 조카에게 '고모가 줄 게 없네'라며 분홍색 줄이 달린 손목시계를 풀어서 채워줬다고 한다. 당시 보도 사진 속 은경씨는 흰색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를 입고 분홍색 줄이 달린 시계를 찬 모습이다.
영자씨는 "은경이의 마음을 받았다는 것을 어떻게든 알리고 싶어 사진을 몇 장 찍었다"며 남쪽 기사를 북한에서도 볼 수 있는지 되풀이해서 물었다.
이어 "영남이도 나도 이젠 60대가 됐다. 어떻게든 기회가 돼서 다시 영남이가 우리를 초대하면 가고 싶고, 보고 싶다"고 간절히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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