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이 본 ‘넥스트라이즈 2023’…"혁신 기업 이렇게 많아?"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은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구나.”
삼성동 코엑스 1층 전시장 전체를 뒤덮은 스타트업 축제 ‘넥스트라이즈 2023’를 참관한 기자의 소감이다.
올해 5회째를 맞은 넥스트라이즈는 KDB산업은행,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하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공동 개최하는 스타트업 행사다.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코엑스 A·B홀과 그랜드볼룸뿐 아니라 2층 컨퍼런스룸에서 스타트업 부스 운영과 비즈니스 상담, 다양한 강연 등이 펼쳐졌다. 아울러 채용설명회와 피칭 행사 등이 다채롭게 진행됐다.
기자는 온라인으로 사전 등록을 한 뒤, 코엑스B홀 입구 쪽에 마련된 등록대에 출입증을 교환해 전시장에 들어섰다. 먼저 입구 왼쪽에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 엘지사이언스파크 대형 전시장이 많은 참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엘지사이언스파크에는 엘지유플러스의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신개념 도시교통체계인 도심항공교통(UAM) 조종 체험존이 운영돼 흥미를 일으켰다. 또 경품 행사와 사진 이벤트 등을 통해 참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엇보다 넥스트라이즈 전시장은 네 방향으로 이뤄진 개별 부스에 참여한 수 많은 스타트업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여타 다른 전시회에 참여하는 작은 기업들은 한두 크기의 부스를 운영하는데, 각각의 부스가 일자로 나열된 경우가 많아 위치가 좋지 않을 경우 참관객들이 잘 찾아오지 못하거나, 사람들의 흐름에 이끌려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넥스트 라이즈 미니 부스들은 4면에 각각 하나의 기업들이 위치해 있어 참관객들이 빙 둘러보면서 오래 머물러 주목도가 높았다.
여러 개의 컨테이너를 이어 붙여 커다란 스타트업 존을 만든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부스도 알차게 구성됐다. 1층은 다양한 스타트업 부스가, 2층은 여러개의 파라솔 테이블로 이뤄진 휴게 공간이 마련됐다. 이중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미지 제작 서비스 ‘투닝 매직 AI’ 서비스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투닝 매직 AI를 사용하면 웹툰과 같은 창작 콘텐츠 제작자들은 텍스트와 간단한 스케치로도 고품질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또 플립션의 가상 모델 에이전시는 모델이 필요한 기업에게 적합한 가상 모델을 만들어준다. 기업은 제품에 어울리는 모델을 초상권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헬스케어 전시 부스에서는 로보케어 부스가 ‘내일의 유니콘’으로 눈에 띄었다. 이 회사는 치매 예방 그룹형 인지훈련 로봇 등 독거노인과 실버세대에게 도움을 주는 제품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게임 형식의 인지훈련을 통해 뇌의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포스코가 마련한 벤처플랫폼 육성 공동참가 부스에도 참관객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이 중 반려동물 생체인식 서비스 ‘펫나우’는 인공지능으로 반려가족의 신원을 확인해주는 앱서비스다. 펫나우 앱으로 반려견의 고유한 코무늬인 비문과, 반려묘의 얼굴을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인식해 반려동물 정보를 입력한다. 만약 반려동물을 잃어버리게 될 경우 정확한 신원확인을 통해 보호자와 빨리 재회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문 인식 정확도는 98%를 넘는다.
아산나눔재단의 마루 부스는 현대 창업가인 고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 정신 소개와 함께, 아산나눔재단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고 있는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자리했다. 이 중 블랙탠저린의 ‘코콘’은 각각의 체형과 피부톤에 맞는 의상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자신의 신체치수를 입력하고 얼굴과 체형 사진을 찍어 입력하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과 브랜드를 추천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컴퓨터비전을 활용한 차량손상 판별 플랫폼 ‘모션클라우드’ 서비스도 차량 렌탈·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에 혁신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서비스였다. 독일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사진, 동영상을 통해 손상된 차량 부품·위치·부위 등을 식별하고 판별한다. 손상 정도와 심각도가 확인되면 AI 엔진이 손상된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 여부를 판단해 최적의 정비 방법을 추천해준다. 이 회사는 현재 판교에 사무실을 두고 한국의 파트너를 찾고 있는 중이다.
이 밖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호 연구소기업 '나르마'의 장거리 수직이착륙틸트로터 드론, 혈액만으로 치매여부와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브레디스’, 미래항공모빌리티 스타트업 '플라나' 등이 혁신적인 서비스로 시선을 끌었다.
참관객들이 북적이는 1층 전시장과 달리 코엑스 2층에 마련된 컨퍼런스룸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스타트업 카이스트 데모데이,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의 IR 데모데이 행사에는 사람들이 몰렸지만, 더 안쪽에 위치한 파트너 행사 채용 설명회는 발길이 뜸했다. 실제로 발표를 끝낸 한 채용 담당자는 “본 전시와 달리 채용 행사는 위치도 다르고,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 솔직히 좀 아쉽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행사로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종합해 보면 넥스트라이즈 2023는 전시장 곳곳에 마련된 휴게 공간과, 각 섹션별로 크고 작은 강연장,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알차게 구성된 방대한 스타트업 행사로 요약된다. 작은 부스로 나온 스타트업들까지 자사의 서비스를 하나라도 더 알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 인상 깊었다. 이 밖에 행사장 주변 곳곳에 놓인 엑스배너를 통해 참관객들이 원활히 출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운영진의 세심함도 돋보였다.
“이렇게 큰 곳에서,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찾을지 몰랐다”는 한 참여 기업 대표의 소감처럼 크고 작은 기업, 그리고 스타트업들이 서로 교류하고, 미래 기술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넥스트라이즈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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