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스타 작가, 제주의 달을 그리다
바다와 달 등 그린 신작 17점
반려견 레오 그린 연작 눈길
“제주에 사니 소재가 넘쳐나
작가는 환경의 지배를 받아”
“소재를 고민하진 않아요. 마흔에 처음 여행을 가서 제주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학교에서 은퇴 후 이제는 제주에 살게 되니 소재가 넘쳐나요. 작가는 환경의 지배를 받나봐요. 보고 느끼는걸 그리는 것 뿐인데 좋아하는 것만 그리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요.”
김보희 작가(71·이화여대 명예교수)는 매일 반려견 레오와 작업실이 있는 제주도 중문 일대를 산책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바다와 정원과 식물과 달은 그대로 화폭으로 들어왔다. 지난 2년간 그린 신작들은 그래서 일상과 맞닿아 있다. 2020년 금호미술관 전시 당시 격리에 지쳐 위안을 찾는 MZ세대 관객을 구름처럼 몰고 오면서 스타가 된 김보희 작가가 갤러리바톤에서 7월 1일까지 개인전 ‘Towards’를 연다.
2022년 제주현대미술관 전시까지 두 차례 미술관 회고전에서 작품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표작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는 친밀하고 평화로운 풍경으로 가득하다. 스타가 된 이후의 작업의 변화는 없을까. 작가는 “예전에는 전시에 미술계 관계자들만 왔었다. 그런데 코로나19까지 겹쳐서 전시를 열어놓고 사람이 안오겠구나 걱정했는데, 갑자기 유명해지고 젊은 관객이 와주니 감동적이었다. 책임감을 느끼지만 제가 할 보답은 그림을 더 열심히 그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녹색과 푸른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풍경화들은 소재도 색채도 구도도 날이 갈수록 단순해지고, 바다 그림에선 극도로 단순해져 추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내 그림을 추상화냐고 묻는 데, 자연을 그린 것 뿐이다. 내가 만난 바다들인데 색을 더 강조해 그렸으니 사실 그림과 똑같은 바다는 없다”라고 말했다.
‘Towards’ 연작 12점과 ‘레오’ 연작을 만나고 전시장 입구로 향하면 작업적 변화의 단초를 느낄 수 있는 ‘Beyond’가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산방산의 봉수대에 떠오른 만월(滿月)이 농밀하다. 작가는 “저녁을 먹고 산방산 산책을 하는데 마침 큰 보름달이 떴다. 초저녁이라 아주 깜깜하진 읺은데 너무 벅차고 아름다웠다. 달을 더 그리고 싶다. 달을 보는 감정을 충실하게 묘사해보려고 한다. ‘Beyond’라 이름 붙인 것처럼 더 크고 초월적인 달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나라 전체가 들썩”…요르단 왕세자와 결혼하는 20대女의 정체 - 매일경제
- “난 불임” 83세 알파치노, 54세 연하 여친 임신에 ‘친자 확인’ - 매일경제
- “앞으로 8일 남았다”…위기의 개미 벌벌 떤다는 이 종목 - 매일경제
- “일 안하고 매달 300만원 받는게 목표입니다”…청년들 노후대비 현실은 - 매일경제
- 칸 영화제 참석 했을 뿐인데 25억…배우 데뷔 앞둔 제니, 대단하네 - 매일경제
- “과장 대리 3만원씩”...대표 생일 맞아 전 직원에 돈 걷은 회사 - 매일경제
- “팔라고 해서 팔았는데”…한국인 뒤통수 강하게 맞았다는데
- ‘한동훈, 노무현재단 계좌추적’ 발언 황희석 벌금 500만원 - 매일경제
- 수색 3361가구 입주 … 발품팔면 저평가 알짜住 보인다 - 매일경제
- ‘WBC 술판 파문’ 김광현·이용찬·정철원 “진심으로 죄송, 룸살롱 아니고 경기 전날 아냐”(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