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경 금통위원 “환율,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긴 어려워”

“외국인자금, 韓펀더멘털 기초한 장기투자
원화약세에 외국자본 급격 유출은 없을 것”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한국의 대외투자 확대와 수출 경쟁 심화 등 구조적 변화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코로나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달러대비 원화값이 약세에도 불구하고 해외자본이 국내에서 빠져나갈 위험은 크지 않다고도 봤다.

2일 서 위원은 서울 소공동 한은 청사에서 열린 ‘2023년 BOK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팬데믹 이후 환율 변동에 설명했다.

최근 미국 달러화의 강세와 대외무역 흑자 축소, 해외투자 증가 등 영향으로 달러당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서 위원은 환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경기적 요인뿐만 아니라 대중국 경쟁심화, 인구 고령화, 기업 가계의 해외투자수요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작용하고 있어 환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처럼 무역수지 흑자로 국내에 달러가 들어오면 환율이 너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지 않는 ‘자동 안정화 경로’가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서 위원은 “수출입 가격의 달러 표시확대, 증간재·에너지의 높은 수입 의존도 등으로 인해 원화가 절하되더라도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선 수출경쟁력 강화, 수출싲아 다변화, 중간재 수입대체와 같은 구조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율 상승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져 해외자본이 국내에서 빠져나가는 통상의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단기외채는 줄어들고 민간의 대외자산은 증가하는 국내 경제의 통화불일치 문제는 크게 완화됐기 때문이다. 서 위원은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원화절하와 내외금리차 확대에 취약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한국경제의 기본기에 기초한 장기투자가 많다는 점에서 이려한 우려 역시 크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