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굶어서" 분유·기저귀 훔친 미혼모 사연에…후원 문의 100통(종합)

신관호 기자 이종재 기자 2023. 6. 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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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 기사를 통해 전해지면서 도움을 주시겠다는 문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정상황 때문에 강원 원주의 한 마트에서 분유 등을 훔친 혐의를 받는 40대 어머니에게 도움의 손길부터 내민 경찰관의 사연이 알려지자, 원주시 반곡관설동 행정복지센터로 그 어머니를 돕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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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 원룸엔 빈 분유통 널려…담당 경찰 밀린 벌금 분할납부 도와
원주반곡관설동 행정복지센터엔 분유·기저귀·현금 후원 문의 빗발
지난 3월 23일 강원 원주시 관설동의 한 마트에서 분유를 고르고 있는 고탁민 원주경찰서 치악지구대 경사. (강원경찰청 제공) 2023.6.2/뉴스1

(원주=뉴스1) 신관호 이종재 기자 = “사연이 기사를 통해 전해지면서 도움을 주시겠다는 문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정상황 때문에 강원 원주의 한 마트에서 분유 등을 훔친 혐의를 받는 40대 어머니에게 도움의 손길부터 내민 경찰관의 사연이 알려지자, 원주시 반곡관설동 행정복지센터로 그 어머니를 돕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원주시 반곡관설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현재까지 복지센터로 사연의 여성을 돕겠다는 취지의 문의전화가 약 100통 정도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분유나 기저귀를 지원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의와 현금도 지원해주겠다는 취지의 전화까지 잇따르는 상황이다.

행정복지센터의 한 관계자는 <뉴스1>에 “여러 방법으로 돕고 싶다는 전화가 복지센터로 이어지고 있는데, 사연 당사자가 감사하다면서도 도움을 받겠다는 입장은 없는 상황”이라며 “도움을 받길 희망하면 공적지원도 찾아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23일 강원 원주시 관설동의 한 마트에서 40대 여성 A씨가 분유 등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사진은 당시 사건현장의 폐쇄회로(CC)TV 캡처. (강원경찰청 제공) 2023.6.2/뉴스1

앞서 경찰확인 결과, 지난 3월 23일 원주시 관설동의 한 마트에서 A씨(40대)가 물건을 훔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A씨는 분유와 기저귀 등 17만원 상당의 물품을 계산하지 않고 마트 밖으로 나서려다 마트 보안요원에게 들키는 등 절도 혐의를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범행 이유를 물었고, A씨는 가정형편상 돈이 없고, 아기가 굶고 있다는 사정을 털어놨다. 또 A씨는 아기 아버지가 도망을 갔고, 생계유지가 어렵게 돼 아기 때문에 절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의 사연도 경찰에게 전했다.

이와 함께 당시 사건을 맡았던 원주경찰서 치악지구대 소속 고탁민 경사(34)가 A씨의 집을 확인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연도 전해졌다. 사건 당일 A씨와 그의 아기를 데리고 지구대로 온 고 경사는 홀로 마트를 찾아 5만원 상당의 아기 분유를 구매 후 A씨에게 전달했다.

고 경사는 “당시 10평 남짓한 원룸에 빈 분유통이 널려 있었고, 아기가 태어난 지 2개월 정도가 된 남자 아이라는 A씨의 말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저도 생후 5개월이 된 딸이 있는데, 오죽하면 이런 절도 사건이 벌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A씨가 조사는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이와 함께 데리고 지구대로 왔는데, 굶은 아이의 분유부터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평소 그 아이가 먹었던 분유를 확인해 마트에 가서 사왔다”고 덧붙였다.

고 경사가 A씨를 도운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과거 절도죄로 벌금형을 받고도 납부하지 못해 수배선상에 오른 상태였다. 고 경사는 당시 사건처리에 이어 A씨가 내야 하는 벌금문제도 함께 고민했다고 한다. 벌금을 분할 납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A씨를 도운 것이다.

고 경사는 “당시 사건 후 일주일 정도가 흘러 A씨의 감사인사를 건네받았다. 경황이 없어서 인사를 못 드렸다고 하셨는데, 벌금도 분할 납부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셨다”면서 “사건처리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굶주린 문제 해결도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경찰서는 A씨를 지난 3월 말 절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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