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필요한 영세식당 엄두 못내…'로봇채용'도 양극화
월매출 5억 이상은 13%인데
5천만원 미만 식당은 5% 불과
로봇 60% 중국산…국산화 시급
◆ 외식업 판 바꾸는 로봇 ◆
최근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으로 외식업계가 서빙로봇, 무인주문기(키오스크·태블릿PC)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있지만 영세한 소규모 식당은 이 같은 디지털 전환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80만개가 넘는 식당 가운데 서빙로봇을 도입한 곳은 여전히 1% 남짓이고, 무인주문기 보급률은 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전국 3071개 식당을 대상으로 사업장 내 무인주문기 사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월 매출 5억원 이상인 식당은 무인주문기 보급률이 12.9%에 달한 반면 월 매출 5000만원 미만인 식당은 5.2%로 훨씬 낮았다. 또 기업이 가맹사업을 통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장은 무인주문기 사용률이 9.7%로 전체 평균(6.1%)보다 높았지만, 비프랜차이즈 사업장은 2.7%로 평균에 못 미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서빙로봇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한 테이블오더(자리에서 무인 주문)도 아주 영세한 식당은 도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양극화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영세 사업장은 정부가 테이블오더 시스템부터 먼저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령층이나 시각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도 현재는 미비한 상태다. 경기 용인 수지구에 거주하는 70대 A씨는 "식당에서 태블릿PC로 주문해야 한다기에 봤더니 글씨가 너무 작고 화면이 복잡해 한참을 헤맸다"면서 "결국 뒤늦게 식당 점원에게 도움을 청해 겨우 주문을 넣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현 추세에 발맞춰 고령층 디지털 교육을 확대하거나 취약계층도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게다가 서빙로봇은 현재 외식 사업장에 도입돼 운용 중인 기기 가운데 60% 이상이 중국산이다. 국가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서빙로봇 시장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의 자회사 비로보틱스의 '배민 서빙로봇(딜리플레이트)'이나 브이디컴퍼니의 '푸두봇' '벨라봇' 등은 전부 중국산이다. 딜리플레이트 본체는 중국 젠로보틱스가 개발했고, 브이디컴퍼니 제품은 중국 업체 푸두테크의 서빙로봇을 들여온 것이다.
LG전자 '클로이 서브봇'이나 삼성전자 '삼성 봇 핸디' 등 국내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서빙로봇도 있지만 고가여서 대형 쇼핑몰이나 호텔, 고급 아파트 등 프리미엄 시장에 국한해 적용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산 서빙로봇 도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된다. CJ푸드빌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실증 사업으로 국내 업체 코가로보틱스가 개발한 서빙로봇 40대를 오는 7월까지 빕스 매장 15곳에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비로보틱스도 장기적으로 서빙로봇을 국산화하고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송경은 기자 /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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