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계 50년 난제 해결…반복 구조 없는 무한 패턴 '타일' 발견

박정연 기자 2023. 6. 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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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형태 없이 평면을 무한하게 채울 수 있는 도형을 아마추어 수학자들이 발견했다.

스미스 연구팀은 앞서 지난 3월 비주기적 타일링이 가능한 도형 '모자'를 발표했지만 모자와 모자를 좌우반전한 도형 2개가 있어야 반복구조 없이 무한히 평면을 채울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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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마추어 수학자 연구팀, 비주기적 타일 ‘키랄’ 제시
비주기적 타일링을 구현한 도형 '키랄'이 반복되는 형태 없이 평면을 채운 그림. David Smith 제공

반복되는 형태 없이 평면을 무한하게 채울 수 있는 도형을 아마추어 수학자들이 발견했다. 빈틈없이 맞물리면서 같은 패턴 없이 평면을 채우는 ‘비주기적 타일링’은 수학적으로 중요한 연구 주제인 것은 물론, 화학 분야에서도 이론상으로만 존재했던 준결정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영국의 아마추어 수학자 데이비드 스미스 연구팀은 비주기적 타일링이 가능한 13각 도형을 학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도형의 이름을 손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키라’에서 유래한 ‘키랄’이라 명명했다. 대칭관계인 왼손과 오른손처럼 이 도형도 거울상의 구조로 무한히 반복된다는 의미다.

앞서 여러 수학자들은 비주기적 타일링이 가능한 도형을 찾아왔지만 지난 50여년 간 난제로 남아있었다. 1960년에 최초로 발견된 비주기적 타일링이 가능한 도형은 2만426개의 형태를 구현하는 데 그쳤으며, 202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알려진 로저 펜로즈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도 모양이 다른 2개 도형을 사용한 비주기적 타일링을 제시했다.

이번에 발견된 ‘키랄’은 하나의 도형으로 비주기적 타일링이 가능하다. 스미스 연구팀은 앞서 지난 3월 비주기적 타일링이 가능한 도형 ‘모자’를 발표했지만 모자와 모자를 좌우반전한 도형 2개가 있어야 반복구조 없이 무한히 평면을 채울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나의 도형이 아닌 두 도형이 있어야만 비주기적 타일링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키랄은 모자의 형태를 보완했다. 모자의 각의 형태를 조금씩 수정해 단일 도형만으로도 반복구조 없는 무한한 패턴 구현을 가능하게 했다. 모자와 이번에 발견된 키랄에 대한 논문은 현재 동료평가(피어리뷰)를 거치고 있다.

비주기적 타일링은 과학계와 산업계에서 모두 중요한 연구 주제다. 댄 셰흐트만 테크니온-이스라엘 공대 교수는 비주기적 타일링의 존재를 근거로 고체 물질의 준결정 구조가 실존한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 성과로 2011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준결정은 물질을 이루고 있는 단위 구조가 규칙적으로 고르게 배열돼 있는 결정과 같은 병진 대칭성은 없지만, 축을 중심으로 회전했을 때 포개지는 회전 대칭성을 갖는 독특한 결정을 의미한다.

비주기적 타일링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다양한 도구들에도 활용된다. 샤워 커튼, 쿠키 절단기, 축구공 등에서 빈틈없고 견고한 구조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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