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 테스트 종료 "다섯 가지 반면교사의 지혜가 필요하다"

홍수민 객원기자 2023. 6. 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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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등 베타 테스트에서 많은 유저들이 지적한 5대 개선점
- 엔씨소프트 플래그십 MMORPG '쓰론 앤 리버티'

엔씨소프트 신작 플래그십 MMORPG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의 베타 테스트가 5월 31일 종료됐다. 5월 24일 시작한 라슬란 선발대의 일주일 간의 여정이 막을 내린 것이다. 마지막 불꽃놀이를 즐기는 유저들은 아쉬운 기색이 역력한 채 TL과 작별을 고했다.

기자 또한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TL 세계에 푹 빠져 지냈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점이 있는가 하면, 불편하고 왜 이렇게 설계됐는지 의아한 구석도 있었다. 스텔라포스를 켜서 여유가 생기면 다른 유저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TL 관련 의견을 들었다. 

"무빙 샷이 없는 이유가 납득이 안 된다", "닥사 구간 지루하다", "돌진 스킬 쿨타임이 너무 길다"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보스 레이드 콘텐츠 보상 등 유저 간에도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지점도 있었다.

베타 테스트의 의의는 정식 서비스 전 유저의 피드백을 받고 개선하는 데 있다. 엔씨소프트에 반면교사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유저들이 가장 많이 요구한 다섯 가지 개선점을 정리해봤다. 

 

■ 불편한 유저 인터페이스와 조작감

- 내가 무슨 디버프를 받았는지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TL의 HUD는 크게 좌측 상단과 하단으로 나뉜다. 좌측 상단에는 체력과 마나, 버프와 디버프, 파티원 정보가 표시되고 퀵슬롯 및 스킬 슬롯은 중앙 하단에 표시된다. 흡사 모바일 게임을 연상시키는 구조다.

모바일 게임은 디스플레이가 크지 않아 좌측 상단과 하단으로 HUD가 나뉘어 있어도 한 눈에 들어온다. TL은 PC 콘솔 게임이다. 모니터, 특히 대화면 모니터에서 좌측 상단과 중앙 하단으로 정보가 분산되면 시선이 오가며 피로도가 심해진다.

기자의 경우 와이드 모니터를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퀸 블렌디와 같이 디버프 해제가 중요한 레이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적어도 체력과 마나, 버프와 디버프같은 플레이어에게 중요한 정보들은 시인성을 위해서라도 한 곳에 집중시키는 편이 낫다는 지적이 자주 나왔다.

타깃팅 스킬이 주인데도 대상을 설정하기 힘들다는 어려움도 있다. 특히 필드 보스나 아크 보스 등 유저가 다수 참여하는 콘텐츠의 경우 내가 제대로 보스를 때리는 지도 헷갈릴 수준이었다.

또한 스킬을 다 사용하지 않는 현재 시점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1부터 8까지 스킬 단축 키가 한 손만으로 누르기에는 벅차다는 지적도 있다. 채팅창 또한 최신으로 갱신되지 않고 멈추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 이동 시 충돌, 위치 렉 문제

- 대장 공포새 알 찾으면서 수많은 위치렉을 겪었다

자동 이동 시 충돌 문제는 이미 게임 내에서도 많은 플레이어들이 불편을 호소한 바 있다. 자동 이동 도중에 다른 유저나 지형 지물에 가로막히는 경우 같은 자리를 맴돌며 비비는 현상이다.

이와 유사한 문제는 필드 보스, 아크 보스 등 다수의 유저가 참여하는 PvE 콘텐츠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다른 유저에게 충돌해 기믹을 제대로 파훼하지 못하거나, 유저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도 못하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자동 이동 및 자동 사냥 기능을 자주 사용하는 게임 특성 상 초반 플레이부터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한 유저는 "물리 엔진에 버그 난 양산형 모바일 게임 같다"라고 혹평했다.

위치 렉도 심각하다. 점프하다 보면 제자리에서 순간 이동하거나 뚝 끊기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대장 공포새의 알을 찾아 암벽을 오르다 보면 구조물 사이에 끼이거나 분명 점프했는데도 제자리에 강제 이동되는 일을 겪곤 했다. 

 

■ 무너진 근거리와 원거리 밸런스

- 이렇게 보면 멋있어보이지만 실상은...

사냥, 지역 이벤트, 필드 보스, 아크 보스 등 굵직한 콘텐츠는 모두 체험해 봤지만 근거리 무기의 장점을 찾지 못했다. 상대에게 근접할 수 있는 스킬은 있어도 쿨타임이 굉장히 길고, 기절 등 제대로 된 CC도 없는 단검이라 더 크게 체감됐다.

자동 사냥인 스텔라포스 기능 사용 시 짧게는 15초, 길게는 30초 간 뚜벅뚜벅 산책하는 광경이 연출된다. 지역 이벤트는 더 말 할 필요도 없다. 필드 보스에서도 원거리 무기에 비해 훨씬 더 위험한 포지션이 강제된다. 유저 사이에 끼이면 피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즉사할 수밖에 없다.

무빙 딜이 불가능하며 타깃팅 스킬 위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적으로 근거리 무기는 리스크는 큰데 리턴은 거의 없다. 이대로 출시된다면 어려운 난이도와 불합리함에 희열을 느끼는 취향을 가진 사람 아니고서야 근거리 무기를 굳이 고를 이유가 없다.

 

■ 루즈한 '닥사' 구간

- 마땅한 이동 스킬도 없이 뚜벅이 사냥은 너무 괴롭다

플레이하다 보면 모험 코덱스의 진행이 막히는 시점이 온다. 소위 말하는 닥사, 사냥을 통한 레벨업이 필요한 구간이다. 베타 테스트 버전 기준 유저가 맞이하는 첫 고비는 16레벨이다. 이 때 저항군 의뢰를 수행하며 경험치 및 고급 아이템 파밍을 시작한다.

TL은 사냥으로 얻는 경험치가 짠 편이다. 그나마 의뢰나 실레우스의 심연 파티 사냥으로 추가적인 경험치를 보충하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닥사 구간이 아무리 필요하더라도 초반부터 장벽에 막히면 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베타 테스트 당시 "16레벨부터 진행 막혔는데 이게 맞느냐", "사냥만 계속 하니 지루하다"는 소리가 월드 채팅으로 심심찮게 들려왔다. 실제로 16~19레벨 구간에서 흥미를 잃고 접속을 그만두는 유저도 심심치않게 보였다.

저항군 의뢰 횟수를 넉넉하게 보충해 준 베타 테스트에서도 이러니 정식 서비스에서 신규 유저의 곡소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 정작 PvE 유저에겐 메리트 없는 레이드

- 고래와 달리 모두를 안고 갈 수는 없다

초식 성향의 PvE 유저들은 초반에 배치된 늑대 사냥 대회에서도 PvP 콘텐츠 강요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필드 보스나 아크 보스 레이드도 그렇다. 보상 쟁탈전 PvP는 그렇다고 쳐도, 레이드 진행 중에는 PvE에 집중하고 싶은데 옆에서 자꾸 죽여대니 흥미를 잃는다.

억까를 이겨내고 토벌에 성공해도 참여 보상 수준이 처참하니 다시 갈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어차피 남만 좋은 일을 뭐하러 하냐는 의미다. 길드 내 초식 성향 유저는 필드 보스 레이드에 단 한 번 참여한 뒤 "어차피 자기들끼리 나눠 먹는데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라며 다시는 참여하지 않았다.

분명 필드에서의 PvP를 막아둔 것이며, 평화 모드 지역 이벤트를 만든 것을 보면 PvE 유저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보상 체계는 PvE 유저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만약 TL이 PvE 유저도 품고 싶다면 개선할 필요가 있다.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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