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3361가구 입주 … 발품팔면 저평가 알짜住 보인다

손동우 전문기자(aing@mk.co.kr) 2023. 6. 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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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는 서울 수색증산뉴타운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전경. 2020년 6월 입주한 이 단지는 당시 전용면적 59㎡ 전셋값이 분양가를 뛰어넘어 주목을 받았다. 매경DB

지난 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수색동. 경의중앙선 수색역 1번 출구로 나오자 주상복합 아파트가 멀리 나타났다. 3년 전 입주를 마친 'DMC롯데캐슬더퍼스트'였다. 수색4구역을 재개발한 1192가구 규모 단지로 수색증산뉴타운에선 첫 입주를 마친 곳이다. 이 아파트 주변을 걷다 보니 새 단지들이 쭉 몰려 있었다. '입주를 축하한다'라는 글씨가 쓰인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대형 변전소 주변에 낡은 다세대주택(빌라)이 밀집해 낙후지역 이미지가 강했던 수색동·증산동 일대가 브랜드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수색역세권 개발에 힘입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뉴타운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서울 서북부권 신흥 주거지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5년간 공전 후 2010년대 사업 속도

수색동은 서울에서도 서북의 끄트머리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삼표연탄 공장과 무연탄 화물열차의 종착역이 있어 퇴근 무렵이면 인부들이 몰려드는 것이 예전 풍경이었다. 수색증산뉴타운은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800여 개 정보기술(IT)·미디어 기업이 입주한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배후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경의중앙선 수색역부터 DMC역까지 남북으로 빌라촌 79만3028㎡ 일대에 모두 20개 구역, 1만5000가구 규모로 재개발이 계획됐다.

하지만 이후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특히 전자기파 우려가 큰 수색변전소가 사업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수색변전소 이전이 지지부진해 추진이 늦어지는 동안 2008년엔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사업이 휘청였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다. 은평뉴타운·상암동 개발 등이 본격 추진되고 2009년 경의중앙선이 들어오면서 주택 수요가 증가한 덕이 컸다.

노른자 지역은 DMC역 주변

수색증산뉴타운은 구역 상당수가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입주가 끝난 곳이 3개 단지이고 올해 6~7월에 입주할 곳이 3곳이다. 핵심으로 꼽히는 곳은 증산2구역(DMC센트럴자이·1388가구)과 수색9구역(DMC SK뷰·753가구)이다. 지도상 'V'자형 개발의 꼭짓점이자 수색증산뉴타운의 가장 중심이고 DMC역 맞은편이면서 사거리에 자리했다.

수색증산뉴타운이 요즘 주목받는 것은 대규모 입주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DMC아트포레자이(672가구·6월 입주)·DMC파인시티자이(1223가구·7월 입주)·DMC SK뷰아이파크포레(1466가구·7월 입주) 등 3361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를 진행한다. 먼저 입주한 3개 단지까지 합하면 개발계획의 절반 이상이 완료되는 셈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입주가 얼마나 원활하게 진행되는지도 중요하다"며 "특히 대규모 뉴타운은 입주 때 전셋값 등이 흔들리는지 등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수색14·증산4구역은 공공개발

수색증산뉴타운은 정부가 2021년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의 핵심으로 선보인 '2·4 대책'에도 포함돼 있다. 증산4구역과 수색14구역이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구역의 경우 2021년 6월 29일 이후 등기가 이뤄진 주택은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이곳 뉴타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증산4구역은 수차례 개발 사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사업 추진 13년 만인 2019년 6월에는 서울시 1호로 일몰제를 적용받아 구역 지정이 해제된 바 있다. 이후 대안으로 역세권 임대주택 사업을 모색했으나 서울시가 "정비구역 해제 지역은 역세권 시프트 개발 사업 대상지에서 제외한다"고 선을 그으면서 또다시 재개발 사업이 무산됐다. 수색14구역도 2005년 수색증산뉴타운에 편입됐으나 사업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2016년에 해제됐다.

하지만 두 구역은 재작년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특히 증산4구역에 대한 관심이 높다. 4000가구 이상 되는 대규모 사업지인 데다 증산역·DMC역과 가깝기 때문이다. 대부분 평지라는 사실도 큰 장점이다.

입주장에 '흔들'… 미래 가치는 높아

대개 대규모 입주장이 서면 매물이 많이 나오고 가격 경쟁이 붙어 매매시장이든 전세시장이든 약세를 띠는 경우가 많다. 전세든 매매든 실수요자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일대 중개업소에는 DMC SK뷰아이파크포레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10억~11억원에 나와 있다. 지난 5월 13일 인근 DMC롯데캐슬더퍼스트(2020년 6월 입주) 동일 면적이 11억3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최대 1억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전세는 3억7000만원에도 매물이 올라와 있는데 시세 대비 저렴하다. 같은 면적의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전세 실거래가는 5억~5억3000만원이다.

수색증산뉴타운은 미래 가치 측면에서 볼 때 입지가 생각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등 3개 노선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고, DMC역 주변 일대의 개발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2019년 발표한 '수색역세권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경의중앙선 지상철을 지하화하고, 철도로 단절된 상암동과 수색동을 연결하는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모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수색역과 DMC역 일대 32만㎡를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단계로 DMC역을 먼저 개발하고 철도 시설 용지를 2단계로 구분해 추진한다. 완공되면 현재 철도 때문에 단절된 상암동과 수색증산뉴타운이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 된다. 수색변전소는 지하 30m 지중화가 확정됐다. 2026년까지 이곳에 주상복합과 체육센터 등을 만드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상암 DMC 롯데복합쇼핑몰 사업도 전환점을 맞았다. 2021년 1월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큰 고비를 넘었다. 교통도 편리해졌다. 마포구 상암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월드컵대교가 개통하면서 강서구와 영등포구로의 이동 시간이 단축됐다. 재작년에 서부간선지하도로(영등포구 양평동~금천구 독산동)도 개통되면서 상습적인 정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손동우 부동산·도시계획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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