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美압박 “韓, 마이크론 제재로 이득 취하면 한미 신뢰 깨져”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제재를 이용해 중국 시장에서 이득을 취한다면 한·미 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가 주장하고 나섰다. 마이크론은 지난해에만 중국 시장에서 33억 달러(약 4조3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중국 당국은 지난 달 21일 사이버 보안 위험을 구실로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들의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단시켰다.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은 1일(현지 시각) “한국이 만약 미국에 대한 중국의 응징을 이용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한·미 간에) 함께 갖고 있는 신뢰를 파괴하고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국과 미·중 경쟁’을 주제로 개최한 화상 토론회에 참석한 앳킨슨 회장은 “이것(마이크론 제재)은 ‘분할해서 통치한다’는 중국의 핵심 전략이다. 우리가 똘똘 뭉치면 이것을 다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앳킨슨 회장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3대 기업이고 그 뒤로 많은 중국 기업이 있다. 중국의 목표는 그중 한 기업을 퇴출시키는 것인데 마이크론이 될 수도 있고 SK하이닉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진정한 목적은 자국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란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또 “중국이 삼성을 폐업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 (메모리 반도체) 부분은 떼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앳킨슨 회장은 “우리는 동맹 간 합의를 해서 중국이 우리에게 메모리 반도체를 수출하지도 수입하지도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퇴출된 마이크론의 빈 자리를 한국 기업들이 채워서는 안 된다는 압박은 최근 워싱턴 민·관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다. 미 하원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의원은 지난달 23일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관한 대중 보복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에서 한국을 거론하며 마이크론의 공백을 대체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그는 한국을 “최근 몇 년간 중국 공산당의 경제 강압을 직접 경험한 우리의 동맹국”으로 부르면서 “미 상무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에 부여된 수출 허가가 마이크론의 빈 자리를 채우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마이클 매컬 공화당 의원도 “중국이 미국 기업을 괴롭히는 마피아 같은 행동을 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런 경제 침략에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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