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위기의 흑해 곡물협정 협상 카드 떠오른 러 ‘암모니아 수출’

유병훈 기자 2023. 6. 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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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흑해로 수출할 수 있게 한 흑해 곡물 협정이 가까스로 연장된 지 보름도 안 돼 다시 위기를 맞았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봉쇄한 흑해 항구를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다시 수출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4자 간 성사됐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이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 암모니아 수출을 허용하는 대신 흑해곡물협정의 정상 이행에 관한 러시아와 유엔의 보장을 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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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의 이스탄불 예니카피 해안에서 선박들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흑해로 수출할 수 있게 한 흑해 곡물 협정이 가까스로 연장된 지 보름도 안 돼 다시 위기를 맞았다.

로이터 통신이 우크라이나 재건부를 인용한 1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단이 입항 선박의 등록을 부당하게 거부하면서 이스탄불에 위치한 공동조정센터(JCC)가 이날 선박 검사 계획을 수립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 재건부는 “러시아는 지난 이틀간 단 1척의 입항 선박만 등록하고도 이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중대한 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4월 중순부터 러시아가 협정 이행을 불합리하게 제약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따라 50여척의 선박이 튀르키예 해역에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으며, 길게는 3달 넘게 대기 중인 선박도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유엔(UN)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확대하려는 취지에서 러시아의 ‘숙원’인 암모니아 수출에 물꼬를 터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전 매년 전 세계 비료의 13%에 해당하는 약 5000만톤(t)을 생산·수출해왔던 비료 생산 대국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화학 비료의 원료로 쓰이는 암모니아의 생산과 수출 의존도도 높은데, 전쟁 이후 암모니아 수출로가 막혀 상당한 지장을 겪어왔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이 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그간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가로막힌 러시아산 암모니아를 이송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할 것을 우크라이나·튀르키예·러시아에 제안했다. 이와 동시에 유엔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수출하는 항구 수를 늘리는 등 흑해곡물협정을 확대하기 위한 병행 회담이 열리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두고 유엔이 곡물 수출에 대한 작업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당사국들에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을 제안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봉쇄한 흑해 항구를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다시 수출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4자 간 성사됐다. 이후 러시아가 협정 내용의 일부인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은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협정이 중단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는 유엔의 이번 제안에 동의했지만, 러시아는 아직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엔의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흑해곡물협정 실무를 총괄하는 공동조정센터(JCC) 업무를 개선하고 흑해곡물협정의 일부인 러시아의 암모니아 수출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구상을 협정 당사국들에 제안했음을 인정했다. 다만 “대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당장 언급할 것은 많지 않다”며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며 대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난달 중순부터 흑해곡물협정 이행을 비이성적으로 제한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 항구를 통한 암모니아 수출을 재개할 것을 촉구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이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 암모니아 수출을 허용하는 대신 흑해곡물협정의 정상 이행에 관한 러시아와 유엔의 보장을 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흑해곡물협정이 더 많은 항구와 물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된다면 자국 영토를 통해 러시아 암모니아를 수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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