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길어올린 사색과 풍광들

김백기 기자 2023. 6. 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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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작가' 구영회
7번째 수필집 펴내
〈사진=구영회 작가 제공〉
삶에서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고 딱 좋은 그런 자리가 있습니다. 그 자리에 오르면 수평에 이르는 그런 순간, 그런 공간을 작가는 '스위트 스팟'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 '가장 아름다운 자리'라고 바꿔 부른 작가는 내쳐 책 제목으로 길어 올립니다.


지리산의 풍광을 사진과 글로 포착해온 구영회 작가가 수필집 『살면서 가장 아름다운 자리』를 펴냈습니다. 지리산 수필 연작의 일곱 번째 작품입니다.

〈사진=구영회 작가 제공〉
작가는 아름다운 대자연이 펼쳐진 지리산으로 독자들을 초대하여 인생 멘토처럼 푸근한 말투로 각자 자신의 아름다운 자리를 찾아 내면의 평화를 이루도록 이끌어 줍니다.

〈사진=네이버 제공〉
12년의 산중생활을 통해 사색은 더 깊어졌습니다. 세월과 함께 계절은 돌아오고 지리산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만 작가의 앵글에 들어온 풍광 사진은 깊어진 사색과 보조를 맞춰 새로움을 더합니다.

살면서 가장 아름다운 자리에서 작가는 이해와 공감의 비결을 풀어냅니다.

작가는 먼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나누고 베풀면 타인과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도 넉넉하게 채울 수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작가는 지리산 깊은 산 중에 혼자 살면서도 가족이나 친구 뿐만 아니라 이웃, 지역 주민, 자연에 이르기까지 관계망을 넓혀 가며 보이지 않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서울의 가족들에게 지리산의 사진을 전송하며 안부를 전하고, 가정사로 힘들어하는 선배의 인생 넋두리를 들어주며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사진=구영회 작가 제공〉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비단 지인들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만난 청년에게 자신의 책을 선물하며 앞날을 응원해 주고, 단골 포장마차 주인 부부와 간식을 나누어 먹기도 합니다. 배고픈 길고양이와 산비둘기를 위해 집 마당에 먹이를 내놓는가 하면, 꽃들이 만발한 들판과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바닷가를 거닐며 자연과 교감하기도 합니다.
〈사진=구영회 작가 제공〉

통영 다도해.〈사진= 구영회 작가 제공〉
”내가 지리산에서 오늘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혼자서 봄 마중을 나가는 것 뿐이다. … 쓴맛과 단맛과 향기가 모두 들어 있는 모닝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나의 하루를 열었다.“

책장을 넘기면 작가가 찍은 지리산의 풍광 사진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커피 한 잔 뽑아들고 읽다보면 모닝커피의 향이 더 짙어지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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