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먹는 약으로만 치료해도 간 관련 사망위험 74% 감소 효과
방치할 경우 간경변·간암 등 중증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고 사망 가능성도 높은 C형 간염을 약물로 치료하면 간암 발병 및 사망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광현·정숙향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2007~2019년 국내 7개 대학병원의 C형 간염 환자 2054명을 평균 4년간 추적한 결과를 ‘세계소화기학저널’에 게재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 먹는 약물로 치료받은 C형 간염 환자들은 95%의 완치율을 보였으며, 이들 환자군을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간 관련 사망 위험은 7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완치한 환자군은 간암 위험은 59%, 합병증을 동반한 간경변증의 발생 위험도 90% 낮았다.
연구진은 C형 간염의 완치로 나타난 긍정적 효과는 이미 간경변이 발생한 환자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다고도 밝혔다. 치료제 중 인터페론 주사제와 먹는 항바이러스제제 중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든 간암 발생 및 사망 위험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최광현 교수는 “대부분의 C형 간염 환자들을 경구 약제를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예후가 현격하게 좋아진다는 점을 체계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암 및 간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현재 C형 간염은 치료제의 발전으로 2~3개월 정도의 약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 간암 등 중증질환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적절히 소독하지 않은 주사기나 면도칼 등을 통해 감염될 위험이 높은데, 감염되더라도 대부분의 환자에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C형 간염에 걸렸는지를 확인하려면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선 C형 간염 검사가 국가건강검진 항목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 때문에 C형 간염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를 찾아내 치료하면 간 관련 사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정숙향 교수는 “C형 간염 환자를 최대한 발굴해 치료할 경우 간암 및 간 관련 사망률 및 전체 사망률을 줄여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뒷받침해주는 연구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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