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살빼는 약 ‘모조품’ 급증…이유는?

다이어트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 품귀
조제전문약국 이용한 모조약 제조 '성행'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단식, 그리고 위고비(Wegovy)”

세계 최고 부자 가운데 하나인 일론 머스크가 밝힌 다이어트 비결의 여파가 불러온 파장이 만만치 않다. 특히 비만치료제 품귀현상이 이어져 미국에서는 모조약(Copycat)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위험성을 경고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등은 FDA에 세마글루타이드 모조약을 복용한 사람들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연방 식품‧의약품‧화장품법 503A조’에 따라 기성 약품이 의약품 부족목록(Drug Shortages)에 포함된 경우, 조제전문약국(Compounding pharmacies)을 통해 원료약품을 합성해 공급할 수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비만치료제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는 모두 FDA의 의약품 부족목록에 등재(5월31일 기준)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 약국에서 공공연하게 모조약을 구입할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의 조제약국에서 FDA의 승인을 받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세마글루타이드 나트륨과 세마글루타이드 아세테이트를 비롯한 염(COONa) 형태 물질을 주성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세마글루타이드 모조약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FDA의 성명. FDA 캡처

FDA 측은 “염 형태는 승인 받은 약물에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 기본 형태와는 다른 활성 성분”이라며 “복합(염 형태 등)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성분으로 사용하는 모조약을 합성할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는 ‘세마글루타이드’로 판매되는 일부 제품이 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과 동일한 활성성분을 포함하지 않을 수 있으며 염 제제일 수 있음을 알아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FDA는 모조약 복용에 따른 안전 문제의 구체적인 내용과 신고 건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는 2형 당뇨병 치료제와 비만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이다. 처음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부작용인 체중 감소가 주요 적응증으로 인정받은 경우로 비아그라(협심증→발기부전), 프로페시아(전립선비대증→탈모)와 비슷한 절차를 밟았다.

두 약물은 모두 GLP-1(Glucagon Like Peptide-1) 수용체 효능제다. GLP-1은 음식에 반응해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incretin)호르몬의 한 종류다. GLP-1은 혈당의존적으로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고 과다하게 증가된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또 위 배출시간을 지연시켜 공복혈당을 낮출 뿐 아니라 식후혈당을 낮추는 효과와 더불어 식욕억제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GLP-1은 DPP-4(Dipeptidyl Peptidase 4)효소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므로 그 작용을 강화시키는 약물로 GLP-1의 수용체 효능제를 개발하게 됐다.

최근 GLP-1수용체 효능제는 효과적인 혈당강하 작용뿐 아니라 체중감소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으며, ▲심혈관 보호 효과 ▲신장 보호 효과 등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