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엔·나토 싸잡아 비난···군사정찰위성 발사 여론전
나토 사무총장엔 “나토와 아무 상관 없다”
북한이 2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규탄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첫 발사 실패를 수습하며 재발사 준비에 몰입한 상황에서 국제사회에 발사 정당성을 알리는 여론전으로 보인다.
조철수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우리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하여 엄중히 항의한다”며 “유엔 성원국으로서의 당연한 주권적 권리를 침해하는 그의 온당치 못한 처사를 극히 불공정하고 불균형적이며 내정간섭적인 행위로 단호히 규탄 배격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 탑재 로켓 ‘천리마 1형’ 발사된 지난달 31일 당일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발사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조 국장은 이에 대해 “다른 나라들의 위성 발사는 문제시하지 않고 유독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해서만 비난하는 원인에 대하여 타당성 있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미국과 그 동맹세력들의 노골화되는 군사적 위협에 대한 논리적이고 당위적인 반응이며 자주권과 영토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주권국가의 보편적인 방위적 권리 행사”라고 발사를 정당화했다.
조 국장은 “유엔이 결코 미국의 점유물이 아니며 이 세상에서 미국의 강권과 전횡, 일방주의가 쉽사리 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포함한 주권적 권리를 계속 당당하게 행사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제문제평론가 정경철 명의 글을 통해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규탄을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명백히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그 추종세력들의 노골화되는 군사적 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조치”라며 “대륙과 대양 건너에 있는 나토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전날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해 군사위성을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러한 도발적인 행동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통신은 이에 대해 “나토가 있지도 않는 ‘북조선(북한) 위협’을 걸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머리를 들이밀려는 흉심을 명백히 드러내놓은 것”이라며 “나토 사무총장이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 중뿔나게 머리를 들이밀고 주권국가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만일 나토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과 안전 이익을 계속 침해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들을 미국과 한 선상에서 대응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첫 발사 실패를 수습하고 조만간 재시도할 발사의 정당성을 과시하고자 국제사회를 상대로 여론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발사를 규탄한 미국을 집중적으로 맹비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앞둔 터라 여론전 필요성을 크게 느꼈을 수 있다. 안보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현지시간 2일(한국시간 3일)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관련 회의를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미국·일본 등 안보리 일부 이사국들은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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