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발표 1주일 전 '퀘스트3' 공개한 메타...선제타 날렸다

최우영 기자 2023. 6. 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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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게이밍 쇼케이스에서 퀘스트3로 VR시장 공략 선언
세부 제원 없이도 마크 저커버그 CEO 직접 나서서 제품 설명
애플의 고가 VR기어 출시에 앞서 시장에 존재감 알리려는 듯
/사진=메타 게이밍 쇼케이스 2023 캡처
메타(옛 페이스북)가 올 하반기 VR(가상현실)·MR(혼합현실) 헤드셋 시장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출시 3달여를 앞두고 게이밍 쇼케이스에서 차세대 헤드셋을 선제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내주 애플의 헤드셋 발표를 견제하려는 포석이자 메타버스 기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담았다는 평도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홍보 "전작보다 성능 개선"
메타는 1일(현지시간) '메타 퀘스트 게이밍 쇼케이스 2023'를 통해 차세대 VR·MR 헤드셋 '퀘스트3'를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이날 쇼케이스에 맞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차세대 헤드셋 퀘스트3를 소개하면서 "전작인 퀘스트2에 비해 40% 얇아졌다"며 "퀄컴 차세대 모바일 반도체 세트가 들어갔으며, 해상도와 디스플레이가 대폭 개선됐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퀘스트3는 고해상도의 컬러 MR을 갖춘 최초의 헤드셋"이라며 "기존 VR 헤드셋은 착용시 바깥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헤드셋 내부 영상만 보는 수준이었지만 퀘스트3는 헤드셋 바깥의 현실도 일정 부분 보는 게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3대 이상의 트래킹 카메라가 헤드셋 전면에 부착된다. 대신 햅틱 컨트롤러에 달려 있던 트래킹 링은 사라지면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다.

이날 공개된 퀘스트3의 가격은 499달러(약 66만원)부터 시작한다. 3년 전 출시된 퀘스트2가 299달러 모델부터 가격이 시작됐던 데 비하면 높아진 성능 만큼 가격대도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퀘스트3의 출시에 앞서 퀘스트2의 20% 성능향상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메타는 퀘스트3에 대한 상세 정보를 9월 27일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공개하고 이후 시판에 나설 예정이다. 메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면서 "고해상도의 색상으로 실제 현실도 보는 게 가능하도록 했다"며 "머신러닝 및 공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가상과 실제 세계의 콘텐츠가 상호작용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작에 비해 거리감도 자연스러워지고 게이밍 그래픽도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VR헤드셋 절대강자 메타, 애플 참전 경계
퀘스트3를 착용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마크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메타가 실제 기기가 시판되기도 전에 세부 제원도 없이 쇼케이스에 선보인 것은 다분히 애플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애플이 이달 5일(현지시간) 개발자회의 (WWDC)에서 MR 헤드셋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헤드셋 가격이 3000(약 396만원)달러대부터 시작할 것으로 관측한다. 대신 애플의 제품인 만큼 현재 iOS 앱스토어에 등록된 수십만개의 앱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메타가 시장에 퀘스트3의 존재를 미리 알리기 위해 쇼케이스에서 간략한 정보만 공개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플 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옵션이 있다는 걸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아울러 메타는 이날 쇼케이스에서 퀘스트3와 함께 만날 수 있는 게임 타이틀도 대거 공개했다. 애플 헤드셋이 iOS 앱스토어에서 지원 받을 콘텐츠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루스 브램 오큘러스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는 "오늘 소개하는 게임들은 모두 퀘스트2와 퀘스트3에서 즐길 수 있으며, 앞으로 12개월 안에 전부 만나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메타의 전략적 움직임은 이달 4일부터 전작 헤드셋인 퀘스트2 가격 인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데서도 드러난다. 애플의 기기 출시 전에 조금이라도 더 대중적으로 메타 헤드셋을 접근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메타는 현재 하이엔드 모델 '퀘스트 프로'의 가격을 최근 1500달러(약 198만원)에서 1000달러(약 132만원)로 낮춘 바 있다.

한편 메타는 이미 VR 헤드셋 시장의 우위를 굳히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VR/AR 헤드셋 시장의 출하량은 약 880만대였으며 이 중 80% 가량의 점유율을 메타가 차지하고 일부 중국 업체가 추격하는 모양새였다. IDC의 연구 관리자 지테시 우브라니는 "메타가 다양한 자사 및 타사 콘텐츠 제공을 통해 입지를 키워왔다"면서도 "향후 애플 등 다른 기업들이 의미 있는 경쟁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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