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용호 ‘5인회’ 발언 3일만에 취소한 이유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지난 5월30일 방송에서 한 ‘5인회’ 발언을 취소한다”며 “저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당과 지도부에 누를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기현 대표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발끈하는 등 당내 비판이 이어지자 3일 만에 사과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고위원회의가 제 역할과 위상을 하루빨리 회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발언하다가 튀어나온 잘못된 어휘였다”며 이같이 적었다.
논란은 이 의원이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고위가 혹시 들러리냐, 중요한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며 “용산은 아니고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최고위가 아닌 당내 5인회가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탓에 태영호 최고위원의 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자신을 포함한 현역 의원이 아무도 출마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이다.
이 의원이 5인회의 실체를 설명하진 않았지만 당내에는 김 대표가 매일 아침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과 여는 회의를 지칭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갖고 있던 권력의 중심추가 친윤석열계가 대거 포진한 핵심 당직 5인회로 옮겨 왔다는 분석도 있었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기자들에게 “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사무부총장, 수석대변인이 모여서 의논하는 것이 당연하지, 의논하지 않는 게 당연한 것이냐”며 “말도 안 되는 얘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발끈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 의원의 과장된 표현이었던 것 같다”며 “대표가 당직자들과 실무회의하는 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최고위와 역할 분담이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을 지낸 중진 홍문표 의원도 YTN 라디오에 나와 “이상한 회(모임)로 비칠 수 있는데 실무진 회의”라며 “이 의원 이야기는 조금 앞서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연이어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자 결국 3일 만에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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