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짜리 군수품 집에 가져간 육군 중령… 법원 “정직 1개월 타당”

김석모 기자 2023. 6. 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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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청사 전경. /인천지법

4만원짜리 군수품을 1주일간 집에서 쓰고 다시 부대에 반환한 육군 대대장에게 정직 1개월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인천지법 행정1-1부(재판장 이현석)는 육군 A 중령이 B 사단장을 상대로 낸 정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육군의 한 부대 대대장으로 근무한 A 중령은 2021년 5월 자신의 사무실에 있던 전해수기를 집으로 가져가 1주일가량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 전해수기는 수돗물에 소금을 탄 뒤 2∼3분간 전기 자극을 줘 차아염소산수를 만드는 기계다. 차아염소산수는 탈취와 살균에 효과가 있어 코로나 확산 이후 전해수기의 관심이 높아졌다. A 중령이 가져간 전해수기는 부대 물품이고, 가격은 4만6900원이었다.

A 중령은 전해수기를 다시 부대로 돌려놓았지만 같은 해 11월 군수품 횡령에 따른 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당시 A 중령은 부대 운영비를 쓰면서 회계 서류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을 받으면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징계에 불복한 A 중령이 항고하면서 군단 사령부는 A 중령의 징계를 정직 1개월로 낮췄다.

하지만 A 중령은 이 징계도 불복함하면서 지난해 5월 민간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중령은 법원에 “전해수기가 어떤 기계인지 가족에게 시범을 보이려고 집에 가져갔고, 이후 깜빡하고 있다가 부대 진단 때 다시 떠올라 가져다 놓았다”면서 “횡령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중령이 군수품을 집에 가져가 쓴 행위가 횡령에 해당하고, 징계도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부대 진단 때 전해수기가 없어진 사실이 지적되자 (A 중령이) 비로소 반환했다”면서 “지적이 없었다면 반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A 중령의 비위는 군부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기를 저하할 수 있는 행위”라며 “군의 기강 확립을 위해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으므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선택한 B 사단장의 재량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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