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기억과 기록] "아이들은 별이 됐는데, 국회는 답답.. 7일부터 국회 천막 농성"

MBC라디오 2023. 6. 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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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진 씨 (10.29 참사 희생자 故 노류영 어머니)>
- 딸의 반려견도 분리불안 증세.. 사람에게 안 떨어져
- 일이 손에 안 잡혀.. 아빠와 오빠도 몇 달 동안 일을 못 해
- 분향소에서 '별가족' 만나는 게 마음 편하고 제일 좋더라
- 늦깎이 대학생.. 간호사되면 수술실 근무 자원하겠다고
- 조문객만 600명.. 장례식장 모자라 세 개 넘게 썼다
- 與 행안위원 전부 특별법 반대.. 7일부터 국회 천막 농성
- 엄마 소리 못하고 떠나버린 딸.. 매일 생각하니 슬퍼하지마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정미진 씨 (10.29 참사 희생자 故 노류영 씨 어머니)


☏ 진행자 > 기억과 기록, 오늘 만나볼 분은 희생자 故 노류영 씨의 어머님 정미진 씨입니다. 나와 계시죠? 어머님.

☏ 정미진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어머님 부산에서 미용실을 운영하신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계속 운영하고 계세요?

☏ 정미진 > 네.

☏ 진행자 > 어떻게 손에 잡히세요? 일이.

☏ 정미진 > 그냥 문은 열고 있는데 일이 잘 안 되네요.

☏ 진행자 > 그래요. 손에 잘 안 잡히죠. 류영 씨가 키우던 반려견이 있다면서요?

☏ 정미진 > 네, 강아지 자두예요. 자두.

☏ 진행자 > 근데 이 자두가 분리불안 증세를 보인다고 들었어요.

☏ 정미진 > 류영이가 계속 키우다가 대학을 가면서 제가 같이 데리고 있다가 또 방학하면 와서 류영이가 데리고 가고 이런 식이었거든요. 아예 류영이가 안 보이니까 강아지가 사람을 안 떨어지려고 그러고 계속 붙어만 있어요.

☏ 진행자 >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럼 자두가.

☏ 정미진 > 그런 것 같아요. 안 보이니까 그런 것 같아요.

☏ 진행자 > 지난주에 저희가 부산에 사시는 산하 씨 어머님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지금 어머님도 부산에 계시잖아요. 혹시 부산에 계신 유족들하고 자주 만나거나 소통은 하세요?

☏ 정미진 > 자주 만나진 않아도 전화통화는 자주 해요. 전화통화 자주 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어제도 왔다 갔어요. 산하 엄마가 아빠랑.

☏ 진행자 > 그러게요. 이렇게 자주 만나세요.

☏ 정미진 > 네, 자주 봐야죠.

☏ 진행자 > 같이 나누셔야죠.

☏ 정미진 > 서울 가면 또 우리 별가족들이 많이 계시니까 가면 좋고 반갑고 그렇죠.

☏ 진행자 > 어떻게 서울에는 자주 올라오세요?

☏ 정미진 > 자주는 못 가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꼭 가려고 하죠.

☏ 진행자 > 서울 오시면 분향소 들리시는 거죠?

☏ 정미진 > 네, 분향소에 지킴이 하니까 가면 류영이도 보고 가족들도 보고 같이 밥도 먹고 서울 가는 게 제일 좋아요.

☏ 진행자 > 제일 좋아요?

☏ 정미진 > 네.

☏ 진행자 > 분향소에 가시면 마음이 어떠세요?

☏ 정미진 > 분향소 가면 일단은 애들이 옆에 있다 생각하니까 마음은 편하죠. 거기가 제 집 같아요. 요즘은.

☏ 진행자 > 분향소가 오히려 집 같아요.

☏ 정미진 > 네.

☏ 진행자 > 근데 조금 전에 별가족이라고 하는 표현을 쓰셨는데 어떤 뜻이에요?

☏ 정미진 > 우리 애들이 별이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별가족이라고 합니다.

☏ 진행자 > 그럼 유족 분들 사이에서 서로 별가족이 이렇게 부르시는 거구나.

☏ 정미진 > 네.

☏ 진행자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류영 씨에 대해서 좀 여쭤볼게요. 늦깎이 대학생이었다면서요?

☏ 정미진 > 류영이가 간호조무사 일을 엄청 오래 했어요. 오래 하다 보니까 한 날은 엄마 나는 간호사 일이 천직인 것 같다고.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고 해서 한 2년 동안 준비해서 늦게 대학을 갔죠. 간호대를.

☏ 진행자 > 간호대를 진학한 거예요?

☏ 정미진 > 예, 그래서 류영이는 수술방을 좋아라 했어요. 자기는 수술방이 보람된다고 그러더라고요.

☏ 진행자 > 수술실이. 제일 힘든 데인데 거기가.

☏ 정미진 > 몸은 힘들어도 보람된다고 하더라고요. 졸업하면 꼭 수술방을 가겠다고 입에 달고 살았거든요.

☏ 진행자 > 천상 간호사였군요.

☏ 정미진 > 그러니까요.

☏ 진행자 > 그러면 대학 들어간 지 얼마 만에 변을 당한 거예요?

☏ 정미진 > 1학년 2학기 도중이었죠. 들어가자마자 1년도 못 채우고 갔으니까. 나이팅게일 선서 앞두고 갔어요.

☏ 진행자 > 그 장례식 때 조문객이 엄청 왔었다면서요.

☏ 정미진 > 한 600명 정도 왔어요. 방이 모자라서 계속 빈방 채워가면서 방 3개 넘게 썼어요. 3개 정도.

☏ 진행자 > 간호조무사로 일할 때 동료라든지 또 학교 친구들 이런 분들이 많이 왔던 거예요?

☏ 정미진 > 전부 다 왔어요. 학과장님까지 다 오셨어요.

☏ 진행자 > 그랬군요. 어머님에게 어떤 따님이었어요? 류영 씨는.

☏ 정미진 > 우리 류영이는 인정도 많고 진짜 살가운 딸이었어요. 옆에서 보면 부러울 정도로 싹싹하고 애교도 많고 친구 같은 딸이었죠. 이모들하고도 큰 이모가 대학을 다니고 있거든요. 지금. 늦게. 같은 대학생이라고 학점 얘기하고 누가 학점 많이 나오나 내기도 하고 이모들하고도 완전 친구였어요. 친구.

☏ 진행자 > 진짜 살가운 딸이었네. 정말.

☏ 정미진 > 동네 이모들도 인사 잘하고 싹싹하다고 다 예쁘다고 했어요. 간호사 생활하다 보니까 이모들 얼굴 피부라든지 이런 거 자기가 체크 다 해주고 좀 그런 애였죠.

☏ 진행자 >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사람한테 잘해주고.

☏ 정미진 > 사람을 엄청 좋아했어요. 엄청 좋아하고, 또 아빠나 오빠나 옷 다 챙겨서 입히고.

☏ 진행자 > 빈자리가 더 클 텐데.

☏ 정미진 > 그렇죠. 아빠나 오빠도 한 몇 달 동안은 일을 못 했어요. 오빠가.

☏ 진행자 > 그런데 류영 씨가 어떻게 이태원에 갔대요?

☏ 정미진 > 간호대는 공부를 엄청 하잖아요. 1학년 때는 조금 여유가 있대요. 1학년까지는. 2학년 때부터는 실습을 나가야 되니까 시간 자체가 거의 없고 공부 위주로 가다 보니까 시간이 없어서 학교에 같이 간 친구가 있어요. 초희라고. 초희하고 마지막이니까 우리가 시간이 없다. 마지막 우리가 그때 바로 이태원 코로나 풀리면서 젊은 애들 사이에서는 이태원이 유명한가 보더라고요. 우리가 거기 한번 가보자 그래서 간 것 같아요.

☏ 진행자 > 같이 간 친구는 어떻게 됐어요?

☏ 정미진 > 같이 갔죠. 하늘로.

☏ 진행자 > 아이고.

☏ 정미진 > 초희도 하늘로 같이 갔어요.

☏ 진행자 > 아무튼 따님이 변을 당했다는 소식은 언제 알게 되신 거예요?

☏ 정미진 > 저는 다음 날 뉴스 보면서 알았거든요. 뉴스에 이태원에서 막 난리가 나고 이래서 뉴스를 아침에 제가 손님을 보내고 아침 8시 반경에 제가 TV를 켰는데 뉴스에서 난리더라고요. 저는 우리 딸이 갔을 거라는 생각도 안 했고 설마 했는데 그래도 불안해서 류영이한테 전화를 하니까 안 받더라고요. 계속 전화를 했는데 자나 하고 또 있다가 계속 찝찝해서 일단 목소리라도 들어야 되겠다 싶어가지고 전화를 계속하니까 용산경찰서에서 받더라고요.

☏ 진행자 > 형사가 휴대폰으로. 그때 아신 거예요?

☏ 정미진 > 그때부터 찾기 시작했는데 없더라고. 그래서 처음에는 사망자 명단에도 없었어요. 그래 다행이다 했는데 다시 확인하니까 사망자 명단에 78번째로 있더라고요.

☏ 진행자 > 아이고 참. 그 순간에 하늘이 무너지는 거고.

☏ 정미진 > 그때부터는 정신줄 놨죠. 그냥.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아까 저희가 앞서서 전해드렸는데 지금 이태원특별법 발의됐잖아요. 그런데 뉴스를 보니까 4개 정부 부처하고 감사원이 모두 반대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하거든요.

☏ 정미진 > 저희가 안 그래도 6월 7일 정도부터인가 국회 앞에서 천막 치고 있을 건데 그게 행안위에서 14명의 국회의원들이 찬성을 해야 이게 법안이 발의가 된대요. 근데 지금 13명밖에 안 돼요. 야당, 기본소득당, 더불어민주당 이쪽은 찬성을 다 하는 건데 국민의힘 쪽에서는 단 한 명도 찬성을 안 해 주시고 있어요. 그것도 6월 달 되면 바뀌나 했는데 그것도 한 명이 또 모자라더라고요. 완전 짜고 치는 것 같기도 하고 답답하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역사에 참사가 어떻게 기록돼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정미진 > 역사에 참사가 다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되죠. 우리나라가 그래도 IT국가고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이런 일이 있다 보니까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따님한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이 자리를 빌려서 해주세요. 어머니.

☏ 정미진 > 류영아 매일매일 너를 생각하고 기억하고 있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엄마 소리도 못해보고 가고, 간다 소리도 못하고 떠나버린 내 딸아 너무 아파하지 말아라. 우리 별가족 엄마 아빠 오빠 삼촌들 모두 기억하고 기도하고 있단다. 부처님, 하느님, 모든 신들에게 기도한다. 부디 그곳에서는 하고 싶은 거 눈치 보지 말고 다 하고 사랑도 한번 해보고 좋은 사람 만나서 엄마한테 인사도 하러 오렴. 사랑한다. 엄마가.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어머님 말씀 잘 들었고요.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희생자 故 노류영 씨의 어머니 정미진 씨였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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