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여러분은 어떤 가족을 구성하고 계십니까?"

윤영균 2023. 6. 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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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가정들 역시 법적 권리와 사회적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하자" 가족 구성권 3법 발의

남녀가 만나 결혼해 가정을 이루는 것을 '정상 가족'으로 여기는 것이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정서입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 사회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당장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인 1인 가구이기도 하죠. 하지만 현재의 법이나 복지 제도 등은 '정상 가족'이 아니면 보호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보니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 구성권' 3법이 발의됐는데요, 쉽게 말해 '남녀가 결혼해 이룬 가정'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 역시 법적인 권리와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6월 1일 정의당 대구시당은 이런 '가족 구성권' 3법이 국회에서 반드시 제정되어 한다며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
반갑습니다. 대구 시민 여러분,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 한민정입니다. 정의당은 어제 가족 구성권 3법을 발의했습니다. 오늘은 반갑고 기쁜 마음과 함께 이 법이 국회에서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촉구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가족 구성권 3법은 혼인 여부에 상관없이 출산 지원을 받고 가족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혼인의 성립을 이성 또는 동성의 당사자 쌍방의 신고에 따라 성립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성인 2명이 서로를 생활 동반자 관계로 등록해 가족으로서 법적인 권리와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대구 시민 여러분, 여러분은 어떤 가족을 구성하고 살고 계십니까? 이미 우리 주변에는 혈연과 법률로 맺어진 가족의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서로를 돌보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구는 1인 가구입니다. 혈연으로 구성된 가족의 터를 이루고 살고 있는 국민들은 100만 명이 넘습니다. 가족의 범위를 혼인과 혈연을 넘어 사실혼과 비혼, 동거까지 확장하는 것에 국민의 62.4%가 찬성한다는 설문조사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법률이 아직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아 국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가족 구성원이 있습니다. 이들도 대한민국 복지제도의 뒷받침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태어났다면 사랑하는 그 누구와도 마땅히 가족을 이룰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법안 발의를 지켜보면서 조금은 설렙니다. 정치는 가능성의 공간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말로만 얘기했던 것이 실현될 가능성이 펼쳐진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환호하고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새로운 가족 구성에 대해 지금은 국회가 응답할 때입니다. 고맙습니다.

배진교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
동성 간 혼인과 가족 제도에서 완전히 배제당하며 살아왔습니다. 주거, 의료, 사회보장, 상속과 장례에 이르기까지 배우자, 배우자 가족으로부터의 권리를 전부 박탈당하며 살아왔던 것입니다. 하물며 현행 민법에 동성애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법원은 해석으로만 동성 간 혼인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어제 정의당에서 발의된 가족 구성권 3법의 혼인 평등법은 성별에 상관없이 동성 간에도 혼인신고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여 동성혼 법제화를 명확하게 하였습니다. 동성혼이 되면 세상이 망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전 세계 34개의 나라에서 동성혼을 법제화하였고 그 나라가 망했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불행해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단지 행복해지는 사람만 많이 늘어날 뿐입니다.

김예민 대구여성회 대표
가족 구성권 3법 관련해서요 앞서 배진교 대표님께서는 혼인 평등법 관련해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저는 생활동반자법이랑 모자보건법 개정 관련해서 국가적 책무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좀 생각해 보자는 취지의 발언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생활동반자법 제정 같은 경우에는 저는 당사자이기도 한데요. 저는 비혼 여성이면서 앞서 우리나라 가족 구성 유형 중에서 한 40%에 현재 육박하고 있는 1인 가구입니다. 그리고 혈연관계도 아니고 혼인을 전제로 하지 않은 또 다른 비혼 여성과 주거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국가 정책을 만드는 사람의 눈으로 보면 결혼도 안 해, 애도 안 낳아, 완전히 이건 뭐 아주 이기적인 요즘 것들에 해당하는 거죠. 저출산과 인구 절벽이라는 국가 위기를 초래하는 비정상 가족에 해당하는 꼴입니다. 

그런데 시민이 자기 행복을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을 돌보고 자발적으로 친밀한 연대를 구성하는 이 행위가, 이 행위에 대해서 왜 국가가 이것을 비정상적이다, 혹은 가족 해체다, 가족 위기라고 규정하면서 정작 국가가 해야 할 책무인 시민을 보호하고 사회적 권리를 보장하는 일들은 하지 않는 걸까요? 우리나라 헌법은 시민이 인간으로서 행복을 추구할 행복 추구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자 한 사람이 전 생애를 걸쳐 행복을 추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가족을 구성하는 제도적 장치가 온전히 결혼밖에 없습니다.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도 허락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죠. 굉장히 협소하고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경계를 만들어 놓고 그 경계 밖에 있는 시민들을 불법적이며 위기를 초래하는 인간이며 이기적인 시민으로 만드는 국가, 과연 뭐가 비정상적인가요? 모자보건법 개정 관련해서 핵심은 보조생식술 시술 대상을 난임 부부에서 임신 출산을 원하는 여성에게로 지원을 확대하자가 핵심 내용입니다. 부부에게만 난임 관련해서 출산, 육아 지원을 하겠다는 정책 자체, 요 문장에서 얼마나 이성애 중심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제 제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가, 이거는 더 말을 하지 않으셔도 시민 여러분들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 초에 윤석열 정부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에서 직접 대통령 주재로 진행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흘러나온, 국민들의 논란이 되었던 것이 저출산 정책 관련해서 2006년부터 15년 동안 380조, 280조 이렇게 쏟아부었다, 얘기 나왔습니다. 저출산 관련해서 수백조의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정작 임신과 출산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제도적으로 지원하지 않겠다, 얼마나 자기모순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제도라는 말입니까? 

2020년에 방송인 사유리 씨가 비혼 출산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는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슈퍼맨이죠, 그것도 어쨌건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육아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하겠다고 하니 사유리의 방송 출연을 정지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그때 소위 말해서 정상 가족 논란에 불이 붙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러한 논란 이후에도 실제로 일상에서 비정상 가족에 대한 이야기, 차별적인 발언을 많이 합니다. 우리가 미혼모라는 단어를 쓰거나 혹은 조손 가족 이런 말들을 쓰죠. 이러한 가족 구성의 유형을 분류하는 형태는 4인 가족, 그러니까 부부와 그 자녀로 구성된 4인 가족이라는 정상 가족을 상정하고 그 기준을 중심으로 거기에 속하지 않는 모든 사람과 모든 가족 유형을 비정상 가족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발언, 이 단어, 이 제도 자체가 차별적이라는 겁니다. 누가 정상을 규정하고 누가 정상 가족을 허용하는 건가요? 무엇이 비정상적인 건가요? 그러니까 정상 가족 이외의 다른 가족들을 사회적 비용이 드는, 문제시되는 가족으로 국가가 인식하게 하고 있다는 거죠. 

가족이 위기다, 해체다,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대의 변화 양상은 가족의 위기가 아니라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봐야 하고요. 이 자연스러운 사회적 변화 흐름을 국가가 위기라는 말로 제도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말 그대로 문제입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는 돌봄의 중요성, 돌봄의 필요성을 누구나 심각하게 여기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자발적으로 돌봄을 꾸리고자 하는 공동체를 국가는 지원하지 않고 오히려 배제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지금 논의하고 있는 가족 구성권 3법 제정과 개정과 함께, 말도 되게 웃기죠, 건강가정 기본법, 건강가정, 건강가정 기본법의 폐지와 더 나아가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족의 개념을 새롭게 만들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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