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 日 기시다 흔들까...아들 경질된 공관 망년회에 본인도 등장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3. 6. 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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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와 유코 여사가 작년 30일 총리공저에서 열린 친척 망년회에서 기념 사진을 찍은 모습./주간지 프라이데이가 온라인 공개한 사진의 트위터 캡쳐

일본 주간지인 프라이데이(FRIDAY)가 2일 발매한 잡지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작년 12월 30일 총리공저에서 열린 ‘망년회’에 참석한 사진이 실렸다. 기시다 총리는 웃으면서 스웨터를 입고 양말을 신지 않은 편한 모습으로, 18명의 친척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는 유코 여사와 아들 쇼타로 등도 함께 있었다. 이 ‘총리공관 망년회’로 기시다 총리의 아들인 쇼타로(32) 비서관이 경질된 바 있다. 이 사태가 기시다 총리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주간지에 총리의 사진이 실린 2일, 기시다 총리는 오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사적인 공간에서 친척들과 (망년회에) 동석한 것으로, 공적인 공간에서 부적절한 행동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최대 신문인 요미우리신문은 곧바로 총리의 해명을 온라인사이트의 톱 기사로 올렸다.

요미우리신문은 6월 2일 오전 뉴스사이트에 '망년회 사진' 관련한 기시다 총리의 해명 기사를 톱으로 다뤘다./요미우리신문 뉴스사이트 캡쳐

2일 발매된 프라이데이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이 날은 기시다 총리의 동생인 실업가 기시다 다케오(62)씨 등 기시다 집안의 형제와 그 배우자, 자녀들이 모인 망년회였다”며 “외부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친척들만의 모임이었다”고 보도했다.

총리공저의 ‘친척 망년회 소동’은 작년 12월 30일에 열렸다. 당시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장남인 쇼타로(32) 정무담당 총리비서관이 다른 친척들과 함께 공적인 공간인 총리관저에서 사택에서 친구들과 노는 듯한 사진이 여러장 유출됐다. 지난 24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쇼타로 비서관이 친척들과 총리 공저의 붉은 융단이 깔린 계단에서 마치 내각 대신들인 듯 포즈를 취하고 찍은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다른 사진에서 한 명은 계단에 다리를 뻗고 드러눕기도 했다.

이 보도 직후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공저는 영빈 기능이나 집무 기능을 가진 공적인 시설로, (쇼타로 비서관의 행위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소동이 내각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조짐을 보이자, 아들인 쇼타로 비서관을 이달 1일자로 경질했다. 총리 공저는 총리의 숙소다. 쇼타로 비서관은 기시다 총리와 함께 이곳에서 생활해 왔지만, 해외 주요 인사를 초청하는 등 공적 장소이기도 해서 사적 사용을 일본 언론이 문제 삼았다.

잡지 프라이데이는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2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나도 사적인 공간에 있는 식사 자리에 얼굴을 비추고, 인사를 했다’고 말하며, 아들을 변호하는 자세를 취했었다”며 “당시 위화감의 정체가 이번에 본지가 입수한 사진”이라고 보도했다. 아들에 대한 엄한 비난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망년회 소동이 알려진 직후에 기시다 총리가 아들을 감싸다가 점차 여론이 악화되고 나서야 경질한 이유가 본인도 망년회 소동에 관여했기 때문이란 식의 주장이다. 프라이데이는 “단순히 ‘인사만 한 정도’가 아니라, (기시다 총리의 부인인) 유코 여사와 아들 쇼타로 등과 함께 총리 본인도 기쁜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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