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닮은 태양왕… 여름의 전설 ‘수바’가 왔다[어린이 책]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지은 작가는 새 그림책을 출간할 때마다 자신이 만든 거대한 이야기 세계, 이른바 큰 그림의 일부를 조금씩 보여준다.
독자는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새롭게 등장한 작품의 서사적 위치정보를 찾고 전작들과 연결하는 재미를 누린다.
봄에 읽기 좋은 '친구의 전설'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인 '태양왕 수바: 수박의 전설'은 여름용 전설이다.
올여름 수박을 먹기 전에 독자들은 수박이 아니라 수바일지 모른다고 의심해볼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태양왕 수바 : 수박의 전설
이지은 글·그림│웅진주니어
이지은 작가는 새 그림책을 출간할 때마다 자신이 만든 거대한 이야기 세계, 이른바 큰 그림의 일부를 조금씩 보여준다. 독자는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새롭게 등장한 작품의 서사적 위치정보를 찾고 전작들과 연결하는 재미를 누린다. 겨울에 읽기 좋은 ‘팥빙수의 전설’. 봄에 읽기 좋은 ‘친구의 전설’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인 ‘태양왕 수바: 수박의 전설’은 여름용 전설이다. 독자는 퀴즈대회에 초대된 것처럼 작가가 늘어놓은 단서를 조립한다. 보통의 시리즈 도서들과 달리 이 연작에는 시간적 연결의 강제성이 없어서 ‘수박의 전설’을 먼저 읽어도 문제없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수박을 닮은 태양왕, 수바다. 수바를 보면 삼국 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신라 30대 문무왕이 떠오른다. 높은 파도를 헤치고 수박을 가르며 나타나는 그의 패기에서 관록 있는 영웅의 면모가 보인다. 물론 이 작품 어디에도 역사적 언급은 없다. 문무대왕릉에 거북 모양의 돌이 덮여 있는 것과 수바의 생김새가 거북을 닮은 것도 흥미로운 접점이다. 독자가 걸고 싶은 고리를 찾아 상상을 연결하는 것, 이것이 본래 전설을 읽는 비결이니까 자유롭게 읽으면 된다. 이 책은 우리 팔도강산에서 수박이 자라게 된 과정을 들려주는데 그 이야기 안에서 전작의 팥 할머니가 활약한다. 그의 모험은 과장의 규모나 설득의 박력으로 볼 때 현대판 전설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태양왕 수바를 따라 호쾌한 이야기와 함께 달리고 나면 여름 더위도 물러갈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전설 시리즈의 최강 매력 캐릭터가 나온 것 같지만, 그건 다음 편을 읽기 전의 짐작일 뿐이다. 올여름 수박을 먹기 전에 독자들은 수박이 아니라 수바일지 모른다고 의심해볼 것이다. 이 책과 함께 두드리면 열리는 책 읽기의 신비를 마음껏 누려보기 바란다. 72쪽, 1만68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반격’ 본격화?…러 국방부 “우크라 지상군, 러 본토 전격 침공”
- 이재명-박광온 ‘주도권’ 갈등… 비명 “터질게 터졌다”
- “내년 총선서 국힘 170석, 민주 120석…지난해 지방선거처럼 이재명 심판”
- 96세 한영섭“매일 100회씩 팔굽혀펴기·턱걸이”…“자세를 낮추라” 평생 좌우명 실천[100세 시
- 모래주머니에 발 걸린 바이든 ‘꽈당’…넘어질 때마다 경호원들도 ‘철렁’
- ‘부산 또래살인’ 피의자 신상공개…23세 정유정
- 모델 이평, 암투병 끝 사망… 이선진 “미안해” 애도
- 김기현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뇌송송 구멍탁’했던 괴담 조작 세력 다시 발호”
- 조민, 벤츠 운전도 포착 “자수성가 친구의 부티나는 차”
- 미·동맹국 경제안보 협공에… 중국, 4년만에 또 ‘희토류 카드’ 만지작[Global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