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R] 2002 포르투갈전 박지성 소환...'190cm' 이영준의 베르캄프급 마무리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2002 월드컵 포르투갈전 박지성이 2023년에 다시 한번 소환됐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6월 2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우니코 마르데 데 시우다데스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8강에 진출했고, 나이지리아와 4강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배준호와 함께 승리의 일등공신은 스트라이커 이영준이다. 특히 전반 11분에 터진 이영준의 선제골은 환상적이었다. 역습에 나선 배준호가 페널티박스 좌측 부근에서 크로스를 올려줬다. 상대 수비 뒤에서 절묘하게 라인타기에 성공한 이영준은 크로스를 가슴으로 잡아 둔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영준의 득점 장면은 마치 2002 FIFA 한일월드컵 당시 포르투갈전에 나온 박지성의 득점 장면과 굉장히 유사했다. 당시에 박지성도 좌측에서 이영표가 올려준 크로스를 가슴으로 잡아둔 뒤에 오른발로 가볍게 터치해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영준과 박지성이 슈팅을 시도한 위치도 매우 비슷했다.

190cm의 장신인 이영준의 터치는 마치 아스널과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축구선수인 데니스 베르캄프를 떠올리기에도 충분했다. 베르캄프는 현역 시절 188cm라는 큰 키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터치와 센스 있는 플레이로 전 세계적인 선수 반열에 오른 레전드다.

선제골을 넣은 뒤에도 이영준의 맹활약은 이어졌다. 김은중 감독은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하면서 역습 위주의 공격을 진행했다. 그때마다 이영준은 최전방에서 등을 지고 버텨주는 플레이로 2선 자원들과 멋진 호흡을 보여줬다.

이영준의 활약이 이어지자 후반전 들어 에콰도르 수비수들은 이영준을 향해 거친 파울을 일삼으며 경계했다. 거친 파울에도 불구하고 이영준은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희생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영준은 후반 43분에도 위협적인 헤더까지 보여주면서 정통 스트라이커다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영준은 현재 김천 상무에 입대했지만 수원FC에서 성장한 선수다. 2021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면서 17세 9개월 22일의 나이로 K리그1 통산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선수이기도 하다. 2022시즌에도 꾸준히 김도균 수원FC 감독의 신뢰를 받으면서 주로 교체로 경기를 소화했다. 2023시즌에는 병역 의무를 위해 김천 상무에 입단했다.

이영준은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김은중 감독의 신뢰를 받아왔는데 이번 대회에서 벌써 귀중한 2골을 터트리면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