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아트컬렉터를 위한 멘토링』, 미술품 수집의 안목 기르기에 적합한 길라잡이

홍윤표 2023. 6. 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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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홍윤표 선임기자] 미국의 아동문학 작가 엘리자베스 엔라이트(Elizabeth Wright Gillham, 1907-1968)의 단편 소설 가운데 ‘수집벽(One For The Collection)’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 소설에는 “사람들이 무시해버리고 버린 물건들을 주워 모으는 수집벽이 있는 노파가 ‘상당한 가치가 있는’ 브로치를 공원 한쪽에서 우연히 찾아낸 얘기”가 삽화처럼 실려 있다.

‘손으로 쓱 닦고 보니 굉장한 광채를 발산하는’ 그 브로치는 노파가 평생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이른바 진품 에메랄드였고, 누가 볼 새라 얼른 수집 통에 넣는 장면이 나온다. 노파의 안목이 버려진 물건의 진가를 알아본 것이다.

미술품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수집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려면 ‘그 미술품의 가치’를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바로 미술품 수집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초보 수집가를 위한 그럴싸한 길라잡이 책이 나왔다. ‘현대 미술시장의 흐름과 아트테크의 이해’라는 부제를 달고 최근에 출간된 『초보 아트 컬렉터를 위한 멘토링』 (바른북스 발행)은 미술 컬렉터로 일가를 이룬 나하나 ‘인드라망 갤러리’ 대표가 지은 책이다.

『초보 아트 컬렉터를 위한 멘토링』 에는 미술시장의 전반, 기초지식이 책 한 권에 모두 담겨있다. 출판사 측은 ‘현대 미술시장의 흐름과 아트테크에 이르기까지, 초보 컬렉터는 물론 갤러리스트, 딜러를 꿈꾸는 사람들과 아티스트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미술 지식 입문서’로 책의 가치를 설명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트 컬렉팅 세계의 지침서’로 이 책을 평가했다.

『초보 아트 컬렉터를 위한 멘토링』의 저자인 나하나는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예술기획을 전공하고 미술 컬렉터로 시작해 현재는 ‘인드라망 갤러리’라는 현대미술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전북대 박물관과 한지박물관, 대기업 및 신한은행 전시를 기획했고, 서울국제아트엑스포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10여 년간 ‘나하나의 미술을 읽는 눈’, ‘나하나의 월드 리포트’ 같은 언론 칼럼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미술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현재는 갤러리 운영과 아울러 갤러리아 백화점 협업 기획자로 VIP 라운지 전시 기획을 진행 중이다.

나하나 대표는 “예술에서 항상 새로운 주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작품의 주제에서 그것을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익숙한 주제더라도 ‘작가적 시선’과 ‘작가의 사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미술의 창조성과 예술가의 소통법을 짚었다.

“대중은 변한다. 대중의 코드와 기호도 변하며, 유행도 변한다. 또 시장의 가치도 영원하지 않다. 예술은 오락이 아니며 상업적 수단도 아니다. 그래서 어떠한 예술가들의 ‘솔드 아웃’이나, 미술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낙찰되어 유명해진 작가들의 이슈에 흔들리는 작가의 그림은 위험하다. 작품에 세속적 욕망이 들어가는 순간, 대중은 이를 외면하게 된다.”고 그는 설파한다. (비싸다고 좋은 작품일까? 중에서)

예술 작품을 수집하고 즐기는 아트 컬렉팅의 세계는, 사람들의 고상한 취미생활로 여겼던 차원에서 벗어나 이제는 대중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취미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그림을 집 안에 걸어놓으면 그 자체로 인테리어가 되고, 힐링할 수 있는 나만의 문화공간이 만들어진다.

저자는 “아트 컬렉팅은 높은 가치의 작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소장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면서 “작품 구매와 판매, 전시회 방문, 작가와의 소통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예술적인 지식과 감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자는 “비전문가들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아트테크 콘텐츠를 남발하고, 이 세계를 잘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말에 현혹되곤 한다.”며 최근 한국 미술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아트 컬렉팅을 오로지 투자와 투기의 관점으로만 접근하려는 경향을 꼬집기도 했다.

『초보 아트 컬렉터를 위한 멘토링』은 이제 막 아트 컬렉팅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아트 컬렉터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직하고 정확한 컬렉팅의 세계로 안내한다.

현재 미술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미술시장에는 너무 많은 유명 작가들과 방대한 양의 미술작품들이 있는데, 막 미술 세계에 발을 내디딘 입문자들은 미술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술품의 가치를 평가하기도 힘들다.

이러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저자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에 대한 안목을 높이면서 컬렉터들이 후회 없는 미술작품을 살 수 있도록 ‘아트 컬렉팅 노하우와 반드시 필요한 기초지식’을 전하고 있다.

『초보 아트 컬렉터를 위한 멘토링』은 깊이가 있으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매력있는 예술의 세계로 깊숙이 안내하면서도 좋은 점만 다루지는 않는다. 아트 컬렉터로서 갖춰야 할 역량과 지식, 마음가짐에 대한 저자의 진심 어린 메시지가 담겼다.

저자는 “현명한 아트 컬렉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술적 안목을 길러야 할 것을” 강조한다.

안목은 쉽게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예술 작품을 직접 보면서 예술적 감각과 감상력을 향상해야 하고, 작가와 작품에 대한 연구와 각종 도서를 보면서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한다. 컬렉터의 세계가 결코 쉬운 길이 아님에도 오로지 돈, 즉 수익 창출이라는 헛된 꿈을 안고 컬렉팅의 세계로 뛰어들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그런 투기적 관점을 배격하고 참된 예술품 수집의 세계로 이끈다.

저자는 “아트 컬렉팅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상식과 왜곡된 관점에 물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예술에 대한 기본적 이해나 애정 없이, 또 미술시장에 대한 개념과 올바른 접근 태도가 아닌 채로 아트 컬렉팅에 뛰어들지 말라는 진심어린 당부가 이 책에 실려 있다.

책 이미지 제공=바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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