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처] '범죄도시3', 재미를 얻고 개성을 잃다…답습이 남긴 숙제

김지혜 2023. 6. 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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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 제작진은 대중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마동석의 액션과 유머만 있다면 이미 자리 잡은 이 시리즈물이 망할 리 없다는 것도 안다.

긴박한 순간에 농을 치을 치는 마석도의 입담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액션 영화인 동시에 코미디 영화로 만드는 기반이다.

무엇보다 직선적인 액션, 사회정의가 한 명의 영웅에 의해 실현되는 통쾌함은 현대판 히어로 무비로 불려도 손색없는 '범죄도시' 시리즈만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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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범죄도시' 제작진은 대중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마동석의 액션과 유머만 있다면 이미 자리 잡은 이 시리즈물이 망할 리 없다는 것도 안다.

제작진은 시리즈의 진화를 자신했지만 3편이 1,2편과 비교해 발전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관객이 좋아하는 것과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늘 그러했지만 세 번째 작품도 마동석의,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액션 코미디 영화로 완성됐다.

강해상(손석구)을 때려잡은 후 7년의 세월이 흘렀다. 마석도(마동석)는 광역수사대로 부서를 옮겼고, 그는 여전히 핵주먹을 휘두르며 범인을 때려잡고 있다. 이 가운데 20대 여성이 호텔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단순 자살로 보기엔 수상한 이 사건이 신종 마약 '하이퍼'와 연관됐음을 알게 된 마석도는 그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의 뒤를 쫓는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포맷과 캐릭터가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는 작품이다. 실화 기반의 끔찍한 사건을 등장시켜 관객의 호기심을 높이고, 극악무도한 빌런이 극안에서 활개를 치며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여기에 만화적으로까지 여겨지는 초인적 경찰 마석도가 범죄자를 소탕하며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액션 영화다. 할리우드에서도 한물간 경찰 시리즈물이 한국에서 이토록 잘 뿌리내리게 된 건 단연 마동석의 힘이다.

'범죄도시3'는 마석도의 비중을 전작보다 높이면서 제대로 된 '마동석의 원맨쇼'를 보여준다. 한방 액션에 기댔던 전편들과 비교하면 복싱을 기반으로 촘촘하게 설계된 마동석의 화끈한 액션을 최대치로 즐길 수 있다. 2편에서 재미를 본 사운드를 활용한 타격감의 극대화는 3편에서도 이어진다. 

1편의 장첸, 2편의 강해상까지 '범죄도시' 시리즈는 빌런을 보는 재미가 상당한 작품이었다. 3편에서는 주성철과 리키라는 두 명의 빌런을 등장시킨다. 홍보 단계에서부터 빌런의 전사(前史)를 숨기는 전략으로 호기심을 높였지만 빌런의 활용은 전작과 비교하면 아쉽다.

배우들의 매력이나 역량 문제라기보다는 이들이 활약을 펼칠 판이 제대로 설계되지 못한 탓이 크다. 이는 3편이 마석도와 빌런의 팽팽한 대립 구도를 통해 긴장감을 끌어가기보다는 마석도가 등장과 동시에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카타르시스에 초첨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빌런들은 마석도의 원맨쇼에서 들러리 역할에 그치고 만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긴박한 순간에 농을 치을 치는 마석도의 입담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액션 영화인 동시에 코미디 영화로 만드는 기반이다. 3편에서는 전략과 의도가 보이는 코미디가 여러 차례 등장하지만, 웃음 타율은 높은 편이다. 다만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말장난으로 인해 현실 공포를 기반으로 한 사건의 긴장감은 다소 떨어진다. '마약'이라는 시의성 맞는 소재를 선택하고도 이를 치밀하게 설계하지 못한 것은 범죄 영화로서 아쉬운 부분이다.

성공한 시리즈물에 기대하는 건 특,장점을 계승하고 변주를 통해 신선함을 가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3편만의 개성을 발현하지는 못했다. 대중들이 좋아한 '범죄도시' 시리즈의 장점을 답습할 뿐이다. 전편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큰 성공을 거뒀음에도 제작 규모와 캐스팅 그리고 조연들의 활용에 있어서도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보여주지 못해 1,2편과 4편 사이의 징검다리 같다는 인상도 남긴다.

그러나 아는 맛이 무섭다. 서사의 흐름과 코미디 타이밍까지 예상가능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재미가 유효하다. 무엇보다 직선적인 액션, 사회정의가 한 명의 영웅에 의해 실현되는 통쾌함은 현대판 히어로 무비로 불려도 손색없는 '범죄도시' 시리즈만의 장점이다.

다만, 총 8편까지 기획된 이 장기 시리즈물이 앞으로도 성공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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