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변호사’ 신동미 “비슷한 역할이라 거절하러 나갔던 자리에서 글쎄…”[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3. 6. 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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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조선변호사’에서 홍씨 역을 연기한 배우 신동미.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배우가 작품을 고를 때 늘 자신의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 때로는 강한 ‘교통사고’ 같은 충격이나 감동이 작품을 택하는 의외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최근 막을 내린 MBC 드라마 ‘조선변호사’에 출연한 배우 신동미의 선택도 그랬다. 그는 2001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 23년 차를 맞은 베테랑. 그는 2021년 MBN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에서 조상궁을 연기했다. 이번 ‘조선변호사’의 역할은 홍씨, 유모이자 역시 상궁이다. 그는 조심스럽게 고사를 생각했다.

“사실 ‘보쌈’과 역할이 비슷해서 처음에는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려 했어요. 그래도 전화나 다른 사람을 통하면 예의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거절을 하더라도 뵙고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김승호 감독님을 뵀어요. 그런데….”

MBC 드라마 ‘조선변호사’에서 홍씨 역을 연기한 배우 신동미.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직접 만난 김승호 감독이 건넨 것은 빼곡히 채워 넣은 두 장의 손편지였다. 그리고 평소 신동미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로마 오일도 있었다. ‘보쌈’과 역할은 비슷해도 차별화를 두겠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신동미는 그 정성에 순간적으로 탄복해 출연을 결정했다.

“물론 연기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제게 있을 것이고, 저도 최선을 다했지만 만족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도 결국 돌아보면 감독님이 처음에 약속하신 부분을 지켜주시려고 노력해주셨고, 너무 좋은 후배들을 만나게 됐죠. 노력의 여부와 상관없이 큰 만족감을 준 작품이었어요.”

그가 ‘조선변호사’에서 연기한 것은 홍씨였다. 김지연이 연기한 공주 이연주의 유모이자 극 중 배경 중 하나인 소원각의 얼굴 객주인이다. 공주의 유모이면서 직위는 상궁이지만 다른 상궁의 이미지와 달랐다. 다른 상궁이 공주의 지시대로 움직이거나 그림자처럼 그를 뒤받치는 수동적인 조력자라면 홍씨는 적극적인 ‘멘토’와 같았다.

MBC 드라마 ‘조선변호사’에서 홍씨 역을 연기한 배우 신동미 출연장면. 사진 MBC



“감독님께서 ‘조선시대의 신여성 캐릭터’를 그리고 싶다고 하셨어요. 카리스마 있는 객주의 모습과 따뜻한 유모로서의 모습이 공존했죠. 홍씨는 강한 사람이지만 그건 강한 사람에게만 그래요. 약한 사람에게는 약한 모습이 있었죠. 그리고 객주의 모습치고는 화려한 면모를 갖고 있는데, 한국의 패셔너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캐릭터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보쌈’에서도 아이돌 가수 소녀시대 출신 권유리와 공주-상궁의 연을 맺었고, 이번에는 우주소녀 출신 김지연(활동명 보나)이었다. 최근 신인배우의 등용문이 된 아이돌이라는 통로에 대해 신동미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도 스스로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김)지연이는 만나보니 진중한 배우였고 역할에 접근하는 모습도 신선했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훌륭한 파트너라서, 현장에서의 호흡도 어느 순간 맞아간다는 느낌이 들면 재미가 생겼죠.”

MBC 드라마 ‘조선변호사’에서 홍씨 역을 연기한 배우 신동미(왼쪽)과 이연주 역 김지연의 출연장면. 사진 MBC



최근 ‘그녀는 예뻤다’의 차주영이나 ‘하이바이, 마마!’의 고현정, ‘모범형사’의 윤상미나 ‘청춘기록’의 이민재 등 그의 역할은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 역할로 선명해지고 있다. 그 스스로도 “제게 바라시는 것은 뭔가 기댈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사이다 같은 사람인 것 같다”고 웃으면서, 기회가 있다면 이런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 나쁜 역할을 해보고 싶은 것도 꿈이에요. 의리가 있는 나쁜 사람은 해봤지만 정말 피 한 방울도 안 나올 것 같은 악역은 안 해봤거든요. 그리고 최근에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더 늦기 전에 액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웃음)”

비록 드라마는 JTBC ‘닥터 차정숙’의 돌풍 등으로 흥행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재밌게 보고 있다는 시청자들과 늘 응원해주는 남편 허규 그리고 젊은 배우들의 성장으로 가능성을 남겼다. 그는 JTBC ‘웰컴투 삼달리’를 차기작으로 정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MBC 드라마 ‘조선변호사’에서 홍씨 역을 연기한 배우 신동미.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하이바이, 마마!’의 권혜주 작가 권유로 출연하기로 했어요. 이번에도 좋은 사람이네요. 어느 순간부터 아이엄마가 아닌 ‘골드 미스’ 역할이 많이 들어오는 부분에 기뻐하고 있어요. 몇 년 동안 있던 우울감이 운동으로 많이 없어졌거든요. 앞으로도 작품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먼저 보고 사람 냄새나는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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