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정보도 돈이 된다…대학 연구실서 시작한 美기상기업
[영상] 땅속 습도·지하수 온도도 분석…재가공해 판매→매출로
[편집자주]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봄철(3~5월)이 끝나지 않았는데 기온이 35도를 넘겼다. 지난해 서울은 이틀 새 500㎜가 넘는 비가 왔지만 남부 지방은 한 해 동안 가물었다. 중국 동북부가 마르자 5월 중순까지 황사가 끼는 날이 늘었다. 기후변화 등에 따른 위험기상 상황이 늘고 있다. 기후위기를 늦추는 것만큼 중요한 건 빠른 통보와 대피·대처다. '기상 선진국'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의 심장'인 오클라호마주 소재 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관을 취재해 우리가 가야 할 바를 좇았다.

(오클라호마=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표면에서 2인치(5.08㎝), 4인치(10.16㎝), 10인치(25.4㎝) 깊이의 토양온도를 15분마다 측정합니다. 기온 등 일반 정보는 5분마다 전송됩니다. 주(州) 산업과 관련한 정보를 생산하는 게 우선입니다."
지난달 25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노먼 국립기상청(NWS·National Weather Service) 내 회의실에서 크리스 피브리치 메조넷(Mesonet) 전무이사는 기상관측 장비를 내보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크리스 이사가 공개한 장치는 국내에서 기상청이 기상 관측을 위해 운영 중인 자동기상관측장비(AWS)와 유사하게 생겼다. 그러나 외부 전원이 필요하고 정부가 소유·운영하는 우리와 달리 해당 장치는 메조넷이 자체 보유한 기술로 제작돼 운영 중이다.
이 장치는 1920개 센서를 활용해 기상 정보를 취합한다. 풍향, 풍속, 강수량 같은 기본 정보에다 토양 온도, 지하수 온도, 병충해 지수 등도 분석·생성한다. 이런 장치는 남한 면적보다 1.83배 넓은 오클라호마주 전역에 120개 가량 설치돼 정보를 모으고 있다.
이 장치들은 기본적으로 태양광으로 작동해 전원 장치가 필요 없다. 이차전지를 탑재해 최대 30일간 비가 내리거나 태양광이 없어도 기상 자료를 생산할 수 있다. 메조넷 연구소의 이단 베커 연구원은 "흐리거나 구름 낀 날이 많은 한국 등에서는 전지 용량을 늘려서 운영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메조넷은 자체 장비로 취합한 정보를 가공해 주(州)내 농업, 항공 기업에 제공한다. 창업 뒤 현재까지 약 40억개의 데이터를 생성해 관련 기업에 제공했다.

메조넷은 지난 1994년 창업한 기상전문 기업이다. 창업은 오클라호마대와 오클라호마주립대 출신 기상학자들의 연구에서 비롯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을 지내며 '기상청 히딩크'로 불렸던 켄 크로퍼드 오클라호마대 석좌교수도 메조넷 출신이다.
이 회사는 오클라호마주정부와 계약을 통해 운영된다. 1년 예산은 약 200만달러(한화 26억5000만원)이다. 언론사, 일반 사업체, 오클라호마주 외의 학자가 메조넷이 생산한 정보를 토대로 사업을 벌일 경우에는 소정의 비용을 내도록 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게끔 하고 있다.
크리스 이사는 "한국의 기상청은 (평지가 넓은 오클라호마와 달리) 좁은 지역, 산간 지형에서 기상 정보를 얻는 기술이 특히 강하다"며 이런 방면으로 기상 산업을 육성해 볼 것을 제안했다. 한국 외에도 한국과 유사한 지형 조건을 갖춘 국가에 장치나 기술을 전수하는 사업으로 키워보라는 당부다.
기상산업 진흥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산업 수출 일환이다. 상급기관인 환경부는 올해 초 업무보고를 통해 2027년까지 100조원 수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기상청도 데이터와 선진 모델링 기술 등을 활용해 수출길을 열고자 모색하고 있다.
앞서 기상청은 올해 스마트시티와 호우·대설·태풍·지진 감시·대응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 산하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올해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융복합해 서비스화하겠다고 했다. 취임 1주년을 앞둔 유희동 기상청장은 앞서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기상산업을 키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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