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지금 집 사도 될까요?" 현명한 투자자는 어떤 판단할까

전찬석 IBK기업은행 강남WM센터 PB팀장 2023. 6. 2. 07: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집 살 때 왔다" vs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의견 팽팽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하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지난해까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반등하면서 지금이 집을 살 시기가 맞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부동산이 저점을 찍었으니 이제 집 살 때가 왔다는 의견과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양쪽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오로지 투자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시기에 현명한 투자자라면 어떤 점을 살펴보고 결정해야 할까?


주가를 보라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은 경기흐름을 상당히 반영한다. 부동산 맹신론자들이 흔히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부동산은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부동산시장은 경기흐름에 후행해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 움직임이 경기흐름만큼 민첩하지 못하고 둔탁하게 움직일 뿐이다.

현재 경기를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선행지표에는 종합주가지수인 코스피 지수가 있다. 쉽게 이해하자면 코스피 지수가 주택 가격 흐름을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주가지수의 상승 흐름이 먼저 확인되므로 지금의 시기가 부동산 상승장이라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주가의 움직임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2021년 6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2022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2300~2500선의 박스권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대세 상승장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1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와 아직도 회복이 더딘 반도체 시장 전망을 고려한다면 하반기 코스피 상승을 기대하기에도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최근의 주가의 흐름으로 판단한다면 부동산 시장이 하락 사이클을 끝내고 상승 사이클로 돌아섰다는 의견을 뒷받침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아직은 '주택 가격이 저점을 찍었다'는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고 설령 지금이 주택 가격의 저점 구간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아직까지 확실한 반등의 시그널이 보이지 않는 이상 투자에 조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금리 떨어질 때를 노려라


2020년부터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원인을 따져보자면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다.

당시의 수요와 공급 규모의 불일치, 부동산 정책의 실패 등이 원인이라고 꼽는 전문가도 많지만 일부 전문가는 당시의 가파른 아파트 가격상승의 근본 원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벌어진 저금리 상황에서 찾기도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2021년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몇 개월 후부터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든다.

그 후 계속되는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자 주택구매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거래량이 줄고 주택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시각이다.

주택 가격이 과열되던 당시 정부에서 내놓은 수많은 주택정책과 수요대책에도 흔들림없이 상승하던 추세가 금리인상과 함께 하락 반전하기 시작한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일각에선 주택가격을 잡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무엇보다도 금리인상이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한국은행의 첫 금리인상 후 2022년 상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르던 시장금리는 2022년 11월 부근을 정점으로 최근까지 안정화된 모습이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많이 떨어지면서 4%대로 내려왔다. 치솟던 대출금리가 최근 들어 일부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금리이다.

게다가 앞으로도 계속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도 무리가 있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차를 좁히기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지난해 6% 선을 넘어서던 물가가 지난 4월 3.7%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공공물가가 다시 물가를 자극해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는 시나리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5월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됐고 향후 교통요금도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이러한 시나리오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따라서 현명한 투자자라면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확신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해두면서 투자의 시기와 규모를 가늠해야 할 것이다.


미분양 규모 줄어들 때까지 기다려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2104가구로 전월(7만5438가구) 대비 4.4% 감소했다.

올해 들어 소폭 반등하고 있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와 함께 작년만해도 거래절벽 수준이었던 거래량이 일부 회복되면서 빠르게 쌓여가던 미분양 주택이 감소한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여전히 7만호가 넘는 주택 미분양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규모다. 이와 관련해 우려가 되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이슈, 건설사 자금사정 악화 등의 부정적 요인도 상당하다.

미분양 주택이 조금씩 줄어들어도 미분양 주택이 소진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저에 있는 위험 요인들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미분양 규모가 상당한 수준까지 줄어들지 않는 이상 주택 부동산 시장의 대세 상승을 논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부동산은 투입되는 자금 규모도 다른 자산대비 상대적으로 크고 관련한 비용도 많이 들면서 투자금 회수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특징을 가진 투자 자산이다.

따라서 자신의 투자 성향과 자금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도 앞서 살펴 본 부동산 투자의 긍정요인과 부정요인의 밸런스를 잘 따져야지만 본인의 상황에 맞는 투자시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 분명한 것은 주택 구매를 위해 대출을 크게 받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담스런 시기라는 것이다.

전찬석 IBK기업은행 강남WM센터 PB팀장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