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이슈와 논란’ 두 바퀴로 힘껏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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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서 여성으로 성확정(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가 오는 3일 시작하는 강원도민체육대회에 출전한다.
트랜스젠더 여성 나화린(37) 선수는 오는 3~7일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 철원군 대표로 사이클 여성부문 2종목(경륜, 스크래치)에 출전한다.
나 선수가 사이클 여성부문에 출전할 수 있었던 건, 강원도민체육대회 여성부 출전 규정에는 성별 외 다른 제약을 두지 않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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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서 여성으로 성확정(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가 오는 3일 시작하는 강원도민체육대회에 출전한다. 국내에서 트랜스젠더가 공식 체육대회에 출전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스포츠대회 참여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던 터라, 공정성 문제 등 우리 사회에 다양한 논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젠더 여성 나화린(37) 선수는 오는 3~7일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 철원군 대표로 사이클 여성부문 2종목(경륜, 스크래치)에 출전한다. 남성으로 태어난 나 선수는 지난해 10월 성확정 수술을 받아 ‘여성으로서 의료적 조치’를 마쳤다. 2011~2015년 도민체전에 출전해 입상한 적이 있지만, 성확정 수술을 받고 ‘오픈리(공개) 트랜스젠더’가 된 뒤로는 처음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트랜스젠더가 공식 체육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 선수가 사이클 여성부문에 출전할 수 있었던 건, 강원도민체육대회 여성부 출전 규정에는 성별 외 다른 제약을 두지 않고 있어서다. 나 선수는 성확정 수술 이후 지난 4월7일 여성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해, 특별한 제약 없이 출전을 확정받을 수 있었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체육대회 출전은 전세계적으로도 논쟁이 뜨거운 이슈다. 특히 지난해 3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457m) 대회에 출전한 리아 토머스(24)가 트랜스젠더 선수로는 처음으로 챔피언을 거머쥐고, 트랜스젠더 사이클 선수 에밀리 브리지스(21)가 국제사이클연맹(UCI)으로부터 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는 통보를 받으며 논란은 커졌다. 타고난 여성 선수가 상대적으로 월등한 체격 조건을 지닌 트랜스젠더 선수와 맞붙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나 선수는 이런 공정성 논란과 관련해 도리어 “저의 대회 출전이 이슈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출전 확정 사실이 공개되기 하루 전인 지난 31일 강원도 철원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트랜스젠더 여성을 여성으로서 경기를 뛰지 못하게 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는 차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 선수는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불법 도핑에 해당하는 남성 호르몬을 맞아야 하는데, 저는 반대로 경기 전에도 여성 호르몬을 투여했다”고 말했다. “‘여자가 되고 싶다’는 정신적인 ‘버프’(강화)였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여성부에서 메달을 딴다고 해도 마냥 자랑스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출전이 다른 선수들에게 ‘차별’처럼 비칠 수 있다는 시선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나 선수는 “(차라리) 체급을 나누는 것처럼 남성, 여성과 별도로 트랜스젠더를 제3의 성별로 구분해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소수자단체 등은 나 선수의 출전을 계기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의 여성부 출전’을 둘러싼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활동가는 “해외에서는 굉장히 큰 토론 주제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나 선수의 출전을 계기로) ‘어떻게 차별 없는 스포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한희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는 ‘성소수자 부문’을 별도로 만들자는 나 선수의 주장에 대해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면서도 “나 선수가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자기 존재를 드러내며 사회적 논의의 계기를 만든 것 자체는 용기 있는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철원/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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