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 실패' 주민에 함구한 북한…11년 전 '광명성 3호' 땐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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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실패 사실을 사흘째 주민들에게 전하지 않고 있다.
11년 전 인공위성 '광명성 3호' 발사 실패 사실을 주민들에게 바로 공개한 것과는 다른 대응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외에는 실패 사실을 재빨리 인정하면서도, 북한 주민들에게는 이날까지도 위성발사 실패 사실은 물론 발사 사실조차도 알리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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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절 축포 '광명성3호', 외신 초청 등 대대적 선전…쉬쉬 불가능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실패 사실을 사흘째 주민들에게 전하지 않고 있다. 11년 전 인공위성 '광명성 3호' 발사 실패 사실을 주민들에게 바로 공개한 것과는 다른 대응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 매체들은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재한 로켓 '천리마 1형' 발사 실패 소식을 사흘째인 2일에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 소식을 위성 발사 2시간30분여 만에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공개했다. 발사 사진도 이튿날인 이달 1일 통신으로만 2장 공개했다.
대외에는 실패 사실을 재빨리 인정하면서도, 북한 주민들에게는 이날까지도 위성발사 실패 사실은 물론 발사 사실조차도 알리지 않은 것이다.
이는 지난 2011년 4월13일 광명성 3호를 실은 발사체 은하 3호가 공중 폭발했을 때와는 대비된다.
당시 북한은 발사 실패 4시간여 만에 궤도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통신을 통해 발표했다. 곧이어 대내용 매체인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라디오)을 통해 긴급보도로 주민들에 소식을 알렸다.
이번 대응이 11년 전과 다른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경 봉쇄 등의 영향으로 외신을 초청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를 준비하며 외신을 대거 평양에 초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성 실패 사실을 주민들에게만 숨기려야 숨길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당시 위성을 발사한 4월13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자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 100주년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북한은 한 달 전인 그해 3월부터 태양절을 맞아 축포의 의미로 실용위성 광명성 3호를 발사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예고하며 한 달 내내 경축 분위기를 띄워 왔다. 이 때문에 발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이번에는 애초에 구체적인 발사 시기가 공개된 적이 없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4월과 5월 국가우주개발국을 연이어 찾아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과정을 점검했는데 '계획된 시일 내' 발사, '차후 행동계획 승인'이라는 언급만 나왔을 뿐이다. 당장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도 '쉬쉬'가 가능한 분위기인 것이다.
북한이 조만간 2차 발사를 예고했다는 점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국가우주개발국은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 궤도에 정확히 진입해 임무 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재발사 의지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새 발사장에서 위성을 발사했고, 주발사장 주변에 여전히 차량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점으로 미뤄 북한이 빠른 시일 내에 2차 발사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북한이 실제 6월 내 재발사에 나선다면 '성공' 사실만을 주민들에게 알려도 된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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