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세 보였는데..‘왕년 기대주’ 칼훈, 양키스서 생존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왕년 특급 유망주는 과연 이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뉴욕 양키스는 올시즌에 앞서 한 외야수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지난시즌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시작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마친 뒤 FA 신분이 된 1994년생 좌타 외야수, 윌리 칼훈이었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를 치른 칼훈은 4월 초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수비에 약점이 있는 선수인 만큼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나선 칼훈은 33경기에 출전해 .248/.316/.390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대단한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양키스 입장에서는 알토란 같은 활약이었다. 칼훈의 콜업은 주전 거포들의 부상과 맞물려 진행됐다. 칼훈은 조시 도날드슨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며 콜업됐고 지안카를로 스탠튼까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출전 기회가 늘어났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LA 다저스에 지명된 칼훈은 TOP 100 유망주 평가까지 받았던 기대주. 다저스는 2017년 여름 다르빗슈 유(현 SD)를 영입하며 칼훈을 텍사스로 보냈고 칼훈은 그 해 텍사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칼훈은 첫 2시즌을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지만 3번째 시즌에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빅리그 83경기에 출전해 .269/.323/.524 21홈런 48타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급 유망주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시킨 것은 아니었고 수비 측면에서 많은 아쉬움도 남겼지만 장타력을 선보이며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칼훈은 2020년 햄스트링, 2021시즌 척골 골절 부상 등을 당하며 건가을 유지하지 못했고 성적도 크게 부진했다. 단축시즌에는 29경기에서 .190/.231/.260 1홈런 1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2021시즌에도 75경기에서 .250/.310/.381 6홈런 25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지난해에도 부진이 이어지자 텍사스는 결국 칼훈을 포기했다. 칼훈은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지만 반등은 없었다.
올시즌에도 4월에는 예년과 비슷했다. 12경기에서 .237/.268/.263 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결국 '머릿수'를 잠시 채운 것에 불과한 선수로 또 버림을 받을 가능성이 커보였다. 하지만 5월 달라졌다. 21경기에서 .254/.342/.463 3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타선에 도움이 되는 타자가 됐다. 인상적인 성적을 썼던 2019년 이후 최고의 월간 성적을 썼다. 원래 패스트볼에는 강점이 있는 타자였던 칼훈은 브레이킹볼, 특히 가장 많은 투수들이 애용하는 슬라이더에 대한 대처 능력이 좋아지며 성적이 올랐다.
다만 입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좌타자인 칼훈은 '플래툰' 지명타자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이제 빅리그 로스터로 돌아오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칼훈의 콜업 길을 열어줬던 스탠튼과 도날드슨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들은 6월 3일(한국시간)부터 진행되는 다저스 원정 시리즈에서 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MVP 출신인 두 베테랑 스타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다. 두 선수가 복귀하면 누군가는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해리슨 베이더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황에서 '캡틴' 애런 저지를 제외하면 오스왈도 카브레라, 프랜치 코데로, 제이크 바우어스, 그렉 앨런 등 모든 외야수들이 '파트 타임'이었다. 칼훈은 그중 가장 타격 성적이 좋은 편이고 두 MVP의 복귀에도 우선 빅리그 로스터 자리는 지키게 됐다. 양키스는 카브레라와 코데로를 우선 마이너리그로 보냈다. 하지만 칼훈이 라인업 자리까지 지키기는 쉽지 않다.
스탠튼과 도날드슨은 부상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 무엇보다 사실상 '주전 지명타자'인 스탠튼이 돌아오면 수비력이 부족한 칼훈의 활용도는 사실상 대타 자원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구단은 26자리 뿐인 빅리그 로스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 누군가를 빼야 할 상황이 오면 결국은 가장 활용도가 낮은 선수부터 전력에서 제외할 확률이 높다.
반등세를 보였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과연 왕년의 최고 기대주 칼훈은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을까.(자료사진=윌리 칼훈)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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