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되어' 더 강해진 '인니 하나은행'…"라인뱅크로 퀀텀점프"

서상혁 기자 2023. 6.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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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K-금융]④ 현지영업 '하나'·한국계 전문 '외환' 합병 후 '시너지'
글로벌 플랫폼 라인과 '라인뱅크' 설립…현지 리테일 시장 본격 공략

[편집자주] "'금융의 BTS'를 만들겠다." 새 정부의 당찬 포부에 발맞춰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진출'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세계 12위 수준인 한국의 경제규모에 비해 'K-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은 미미한 실정이지만 그만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금융의 '디지털화'는 'IT 강국'인 한국에 절호의 기회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경제국가를 중심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K-금융'의 글로벌 성과를 조명해본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전경

(자카르타=뉴스1) 서상혁 기자 = "라인뱅크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모바일 플랫폼 기업 '라인(LINE)'의 기술력과 하나은행의 축적된 현지 금융 노하우가 만났기에 가능했습니다. 라인뱅크 계좌는 개설 과정이 간단하고, 직관적이라 5분 이내에 누구나 쉽게 개설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쉽고, 사용하기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의 제공이 라인뱅크의 핵심가치이자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통합'의 모범사례로 통한다.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역금융에 강점을 보였던 외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주로 해왔던 기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이 의기투합하면서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휩쓸고 있다. 이제는 '라인'과 손을 잡고 만든 '라인뱅크'를 통해 새로운 '시너지' 성공사례를 이어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 로컬 전문 '하나' + 한국기업 전문 '외환' = "역대급 시너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 2014년 기존 외환은행 법인과 하나은행 법인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탄생했다. 외환은행이 1990년에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세운 데 이어, 2007년엔 하나은행이 현지 은행을 인수하면서 뒤따라 인도네시아 시장에 뛰어들었다. 외환은행 기준으로 보면 인도네시아에서 30년이 넘도록 영업해온 터줏대감이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가장 역사가 깊다.

두 은행은 태생부터 달랐다. 통합 전 외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한국계 대기업·중소기업 대상 영업과 무역금융에 특화된 은행이었고,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과 개인영업 부문에 강점을 가진 은행이었다. 2012년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동일 지주 자회사가 2개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인도네시아 현지 규제와 충돌하게 되자 두 법인의 합병이 이뤄졌다.

합병 이후 통합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상승 흐름을 탔다. 한국계와 현지 고객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포트폴리오'가 구축되면서 시너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박종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장은 "두 은행이 합쳐지니 고객이나 자금 구성 측면에서 한국계와 로컬 부문의 조화가 이뤄지게 됐다"며 "대출 비율도 개선돼 자금 조달이나 운영 측면에서 상승효과(시너지)를 톡톡히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 이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는 자산규모가 상승하면서 신용평가사인 피치로부터 트리플A의 양호한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금융기관과의 거래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연말 기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자본은 9조9000억루피아(약 8742억원)로 성장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자본 분류상 KBMI2에 해당되는 수준으로, 자본 규모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전체 은행 중 23위다. 인도네시아는 은행을 기본자본에 따라 가장 작은 규모의 KBMI1부터 4까지 분류한다.

박종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장

합병 이후 영업 방식도 다채로워졌다. 외환은행과 거래하던 한국계 기업의 현지 종업원들이 하나은행에서 급여를 이체하거나 대출을 받는 등 연계 영업이 가능해졌다.

특히 지난해는 법인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2022년 당기순익은 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은 4.14%에서 4.60%으로 개선됐고,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은 각각 전년 대비 0.92%포인트(p), 0.32%p 상승한 4.66%, 1.35%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94%로 전년 대비 0.32%p 하락했다.

박 법인장은 "팬데믹에 따른 인도네시아 산업 위축 영향에서 하나은행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며 "다만 여신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체질개선을 통한 건전한 금융 자산 기반의 영업이 실적 개선의 주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 현지 리테일 시장 공략 위해 '라인뱅크' 가동…시너지 성공사례 이어간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 2021년 또 다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플랫폼 업체 '라인'과 손잡고 만든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뱅크 '라인뱅크(LINE Bank by Hana Bank)'가 그 주인공이다.

하나은행이 라인과 손을 잡은 이유는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잠재력'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 중위연령이 28.6세인 젊은 국가다. 소득 대비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반면, 은행계좌 침투율은 50%를 밑돌고 있어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뱅크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1만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특성상 공간의 경계를 허문 비대면 뱅킹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라인과의 '시너지'에 주목했다. 박 법인장은 "하나은행 역시 현지 자산 순위 30위권의 중견 은행으로서 현지 금융시장과 고객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며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과 한국계 금융사의 협업을 통한 디지털뱅크 비즈니스는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할 최적의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라인뱅크 준비 과정에서 라인은 UI/UX와 앱 개발 기술을, 하나은행은 현지 고객에게 특화된 금융 상품 개발을 맡았다.

라인뱅크가 출범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라인뱅크 고객은 5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5월엔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박 법인장은 "가장 쉽고, 사용하기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의 제공이 라인뱅크의 핵심 가치이자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며 "누구나 5분 안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여신 상품 역시 서류 제출이나 영업점 방문 없이 실시간 한도 조회, 실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향후 라인뱅크를 통해 리테일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박 법인장은 "현지 상업은행과 빅테크 기업들이 각자 또는 상호 제휴를 통해 디지털뱅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디지털뱅크 간 상품과 서비스 차별화도 점차 희석되고 있는 추세인데, 이러한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궁극의 생존전략은 '손님이 가장 신뢰하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또 다른 무기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사내 문화'다. 현재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엔 주재원과 현지 직원들의 '동아리'가 있다. 배드민턴 같은 취미 활동을 같이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벌써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무슬림 직원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은행 차원에서 관련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향후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선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캐피탈업 기반의 시나르마스 하나파이낸스, IT 디지털 계열의 넥스트 티아이 3개의 법인이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박 법인장은 "향후 인도네시아에 예정된 수도 이전사업과 풍부한 자원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신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와 디지털, IB, 비은행부분 금융영토 확장에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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