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부산공무원노조위원장 "임기 내 주 4일제 근무 실현할 것"[인터뷰]
"탄탄한 공무원 연금도 옛 말, 33년 근무해도 월 200만원 못 받을 것"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4일 동안 두 시간씩 더 근무하고 하루는 쉬는 근무 문화. 부산 공무원들도 누려야 하지 않을까요."
김명수 제12대 부산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내 우선 과제로 '주 4일제 유연근무제 근무'를 내세우면서 "해양수산부, 통계청 등 중앙 정부부처에서도 이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시와 협의해 유연근무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18일 취임한 김 위원장은 "5급 승진을 포기하고 노조위원장직에 출마했다"면서 "당선의 기쁨도 잠시다. 2년간의 임기 동안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제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 공무원이 겪고 있는 고충에 대해서는 "월급이 낮아도 너무 낮다"며 "공무원 연금이 탄탄하다는 말도 옛 말이다. 새로 임용되는 공무원들은 월 200만원도 받지 못할 것이다. 공무원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지난달 취임했다. 소감은.
"이번 선거를 준비하면서 5급 승진 기회를 내려놓고 출마했다. 현 부산시공무원노조는 5급 이상 공무원을 일반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승진과 특권이라는 권위 의식을 내려놓고 제가 세운 공약을 실천하고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자리를 빌려 조합원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동안 노조원으로 활동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
"기본적으로 투명성이 아닐까 싶다. 모든 정보가 조합원에게 공개가 돼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동안의 조합에서는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보 공개에 따른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일 각오도 돼 있다. 그래서 조합원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노조를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위원장직에 임하려 한다."
-임기 내 목표는.
"주 4일 유연근무제 도입이다. 이를테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의 근무 시간을 1~2시간씩 연장하고 금요일에는 오전에만 근무하거나 출근하지 않는 식이다. 현재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 통계청, 국세청 등 일부 중앙 정부부처에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시 공무원들도 이러한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5급 이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야간근무수당을 주지 않고 별도의 관리수당을 일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 정시 퇴근을 유도하고 정규 근무시간 동안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하겠다."
-최근 공무원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는데.
"지난달 22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와 함께 공무원 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해 민간기업 대비 공무원 보수는 82.3%에 불과하다. 2000년 이 통계가 작성된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실질소득 감소분과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합산해 내년 공무원 임금을 최소 월 37만원은 인상해야 한다. 공무원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메리트 조차도 퇴색되고 있다. 공무원 연금이 탄탄하다는 말도 옛 말이다. 국민연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제가 퇴직하면 월 250만원을 수령할 수 있는 데 지금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사람들은 33년 만기 근무해도 월 200만원도 채 못 받는다. 공무원 처우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공무원 경쟁률도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지 않나.
"2017년까지만 해도 부산시 공무원 신규임용시험 경쟁률은 30대 1이었지만 지난해는 9.57대 1에 불과하다. 공무원이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훌륭한 인재가 들어오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곧 국가 생산성이 저하되는 꼴이다. 좋은 인재가 공직에 유입되려면 경직된 공무원 조직문화가 하루빨리 바뀌어 나가야 한다."
-저연차 공무원들이 퇴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2021년 기준 임용된 지 5년 이내에 퇴사한 공무원 수가 전국적으로 1만명이 넘는다. 부산 곳곳에서도 저연차 공무원들이 퇴사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부산 모 구청의 경우 지난해 연말 같은 부서에 있는 저연차 공무원 4명이 한꺼번에 퇴사했다. 세대가 거듭할수록 똑똑하고 개성이 강해져 가는데 공무원 조직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새로 임용된 공무원들이 이에 대한 박탈감을 크게 느끼고 있어 퇴사를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공직 경쟁률은 해가 갈 수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각오는.
"공무원들이 일터에서 즐겁고 가정에서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 연차가 낮은 공무원들이 일터에서 눈치 보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여기에 취약계층을 위한 쌀 나누기 행사 등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노조로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
김 위원장은 진주 대아고·동아대를 졸업하고 부산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부산 남·서·영도구청, 시청 환경정책실 등에서 근무하며 부산공무원노조 교섭국장, 상수도지부장 등을 지냈다. 현재 시청 디지털경제혁신실 미래산업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부산공무원노조위원장직 임기는 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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