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K-수직농업의 세계화를 위하여

미국 기업인 스페이스X는 우주 개발을 위해 꾸준히 우주선을 발사하는 중이다. 우주 진출을 위해서는 이동 수단 개발과 거주 공간 구축뿐만 아니라 식량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세계 각국의 수많은 수직농업 기업은 달과 화성에 자사의 수직농장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도시화와 인구 증가로 지구에서도 새로운 식량 생산의 대안으로 떠오른 수직농업은 실내에서 인공 광원을 이용하고, 보통 수경재배 시스템을 통해 농작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직농업은 기존 농업 방식보다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높고,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물과 영양 공급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비료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현재 수직농업의 한계는 명확하다. 크게 두가지를 꼽아본다면 높은 비용과 재배 작물의 획일화다. 비용의 경우 초기 설비비와 운영 유지를 위한 전력 비용이 전통 농업에 비해 크다. 다양한 학문의 융합과 재생에너지 등의 기술 발달을 통해 비용 절감을 위한 획기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또 과채류·약용작물·곡물류 등의 농작물을 수직농장에서 재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재배 효율성과 생산성 등이 낮아 사업성이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를 위해 작물별 재배시스템 최적화와 수직농장 맞춤형 작물 육종을 통한 종자 확보가 필수적이다.

세계 각국의 수직농업 기업들은 자사만의 특수한 기술력을 홍보하고 여러 형태의 수직농장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도시농업과의 연계뿐만 아니라 사막·극지방·폐터널 등 전통 농업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수직농장이 조금씩 운영되고 있다. 국가적 차원으로도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스마트팜 혁신밸리조성사업과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 등 관련 지원이 지속적으로 되고 있으며 그 안에 수직농업 기술 연구 지원도 포함돼 있다. 이런 국가적인 지원과 산학연의 협력이 중요하며, 특히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을 위해 산업체와 대학간 연계가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직농업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따라서 내수시장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술은 뛰어나지만 규모가 영세한 수직농업 기업이 국가적인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는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국내의 최첨단 시설과 기술을 세계 각지에 수출하자. 수직농장 맞춤형 작물도 동시 수출할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권춘탁 경희대 스마트팜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