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반려견과 철학 문제를 토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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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티즈테리어 반려견이 이렇게 묻는다.
영국 철학박사 앤서니 맥가윈은 반려견 몬티의 질문에 이런 답을 내놓는다.
반려견과 대화하는 철학가라니.
하지만 책 '개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완벽한 방법'은 반려견과의 소크라테스 변증법적 토론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쇼펜하우어까지, 그리고 존재론에서 과학 철학까지 서양 철학을 총망라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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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너네 인간은 정말 자유로워?"
몰티즈테리어 반려견이 이렇게 묻는다. 이제 막 '타인이 나와 같은 정신 작용을 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를 함께 논하다가, 만물 결정론의 문제점에 대해 짚고 있던 참이다. 영국 철학박사 앤서니 맥가윈은 반려견 몬티의 질문에 이런 답을 내놓는다. "우리(인간)는 짐승처럼 충동적으로 끔찍한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한편엔) 무엇이 옳은지 파악해 안내하는 천사도 있어. 짐승과 천사는 각각 어둠과 빛에 눈이 멀어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 둘 사이 희박하지만 자유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어."
반려견과 대화하는 철학가라니. 몽상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책 '개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완벽한 방법'은 반려견과의 소크라테스 변증법적 토론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쇼펜하우어까지, 그리고 존재론에서 과학 철학까지 서양 철학을 총망라해 소개한다. 물론 몬티의 통찰 역시 저자의 것이지만 몬티는 저자의 쉬운 설명을 이끌어 내는 훌륭한 길라잡이로 기능한다. 이를테면, 칸트의 정언명령을 이해 못 하는 몬티를 향해 "네가 배가 고파 치즈케이크를 훔쳐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칸트는 이렇게 질문하라고 할 거야. 이 행동은 보편화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해"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옳은 행동은 무엇인가', '신은 있는가' 등 서양 철학사의 오랜 질문들을 다루지만 속 시원한 답을 기대하지는 말자. 다만, 반려견과의 대화 속에서 더 나은 삶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다보면 "철학이 늘 재미있지는 않다. 하지만 철학은 적어도 유익해지려고 애쓴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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