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멈춘 듯 고통스러웠지만 악기 관심 고마워"… 찢어진 팀파니 의연 대처 이원석 팀파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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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는 그가 지난 2월 엘리아후 인발 지휘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을 연주한 KBS교향악단 제787회 정기 연주회에서 팀파니 4대(1세트) 중 1대가 돌연 찢어지자 재빨리 찢어진 팀파니를 치우고 3대로 음을 맞춰가며 연주를 무사히 마치는 과정이 담겼다.
군 제대 후 지난해 7월 KBS교향악단에 입단해 이제 입단 1년을 채워가는 그는 "스스로를 팀파니스트의 범주에 가두기보다 음악가로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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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KBS교향악단 실내악 시리즈 '한여름 밤의 꿈' 기획 및 구성
팀파니 독주곡 등 단원 8명과 연주도 참여
"영화가 기술 진보 보였듯 클래식 음악회 구성에도 변화 주고파"
이쯤 되면 타악기 팀파니의 홍보대사로 불러도 좋을 듯하다.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팀파니가 수시로 필요한 음높이를 찾아 조율해야 하는 음정 악기라는 사실을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인지할 수 있었을까. 공개 2개월여 만에 350만 조회수를 기록한 '중요한 공연 중 팀파니가 찢어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 주인공 이원석(29) KBS 교향악단 팀파니 수석을 최근 KBS에서 만났다.
영상에는 그가 지난 2월 엘리아후 인발 지휘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을 연주한 KBS교향악단 제787회 정기 연주회에서 팀파니 4대(1세트) 중 1대가 돌연 찢어지자 재빨리 찢어진 팀파니를 치우고 3대로 음을 맞춰가며 연주를 무사히 마치는 과정이 담겼다. 이 수석은 "지금 떠올려 봐도 뇌가 멈추고 머리가 하얘진 힘든 순간이었는데 팀파니라는 악기의 특성과 연주법을 더 잘 알리게 된 건 좋았다"며 "이래서 위대한 예술은 항상 예술가의 고통에서부터 나온다고 하나 보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그가 이번에는 17일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KBS교향악단의 실내악 시리즈 '한여름 밤의 꿈'의 기획자로 나섰다. 동명의 셰익스피어 희곡을 모티프 삼아 다양한 시대와 형태의 실내악 작품 8곡을 다른 단원 7명과 함께 연주하는 자리다. 팀파니 독주도 포함돼 있다. 공연 도중 희곡의 대사를 내레이션과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로 제시해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원작의 분위기를 충실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스스로를 "실험 음악가"로 칭하는 이 수석은 "약 130년에 이르는 영화 역사에서 많은 기술적 진보가 이뤄졌듯 클래식 음악회도 여러 실험적 구성이 시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트럼펫을 접했고 국악과 가곡 등 노래 부르기도 즐겼다. 지루한 걸 못 견디는 성격 탓에 중학교 과정인 예원학교에 입학하면서 "지루함이 없는 타악기"를 전공으로 정했다. "배워야 할 악기 종류도 많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적용할 수 있으니까 지루할 틈이 없어요. 이번 악기 사고만 봐도 참 예측 불허의 상황이잖아요."
금호영재 독주회로 데뷔한 이 수석은 서울예고 입학 후 도미, 커티스음악원 학사, 템플대 석사과정을 마쳤다. 군 제대 후 지난해 7월 KBS교향악단에 입단해 이제 입단 1년을 채워가는 그는 "스스로를 팀파니스트의 범주에 가두기보다 음악가로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전 음악을 공부한 21세기 음악가로서 내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아" 이번 KBS교향악단의 실내악 시리즈 기획뿐 아니라 전시에 즉흥 연주가 가미되는 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개인 일정도 구상 중이다.
"3개월도 더 된 일인데 세계 각지 음악가들로부터 팀파니 사고 관련한 연락을 아직도 받아요. 직업 음악가로서 제 가치를 증명해낸 좋은 포트폴리오가 된 공연이기도 하지만 건조한 날씨 탓에 철저하게 악기를 점검했는데도 전혀 예상치 못한 때에 불행이 엄습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기도 하죠. 그래도 제가 겪은 이 일을 계기로 더 많은 후배 음악가들이 팀파니를 전공 악기로 선택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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