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이 쉽다고요? 난공사의 연속이었죠”
“리모델링 공사가 재건축보다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큰 착각입니다. 기존 건물 뼈대를 최대한 살리면서 사실상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이어서 재건축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력과 시공 노하우가 필요하죠.”(한종남 아남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오금동. 지하철 5호선 개롱역 1번 출구에서 성내천 방향으로 7분쯤 걷자 펜스에 둘러싸인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기존 아남아파트를 골조만 남긴 채 싹 뜯어고치는 리모델링 사업이다.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아 2021년 4월 착공, 현재 공정률은 65% 정도다. 내년 3~4월쯤 입주한다. 공사가 끝나면 지상 15층 299가구에서 지상 16층 328가구로 탈바꿈한다. 가구당 전용면적도 37~84 ㎡에서 52~106㎡로 늘어난다. 단지 이름은 ‘송파 더 플래티넘’으로 바뀐다.
이 단지는 쌍용건설이 가구수 증가형 리모델링 사업으로 일반분양에 성공한 국내 첫 사례여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월 29가구 모집에 7만5000여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만 2599대 1에 달했다. 분양 수익 덕분에 1인당 조합원 분담금도 기존 3억5000만원 정도에서 2억~3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한종남 조합장을 만나 리모델링 사업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재건축했더라면 손해…주택면적 되레 줄어”
한 조합장은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한 건 신의 한수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존 아남아파트 용적률은 283%였다”면서 “재건축해도 오히려 30가구를 줄이거나 가구마다 전용면적 6평 정도 줄여야 했다”고 말했다. 조합원이 막대한 돈을 들여 재건축에 뛰어들어봤자 ‘손해보는 장사’였던 셈이다.
리모델링은 달랐다. 현행 법상 가구별 전용면적의 30%(85㎡ 이하는 40%)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수평 증축 방식으로 용적률을 기존 283%에서 432%까지 올려받아 사업성을 끌어올렸다. 수평 증축이란 아파트 층수를 높이는 대신, 기존 건물 옆에 새 건물을 덧대 옆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한 조합장은 “아남아파트는 이 공법을 통해 거실과 방이 각각 하나였던 2베이 71㎡형이 거실과 방 2개를 나란히 배치한 3베이 89㎡형으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가장 골칫거리였던 주차난도 해결했다. 주차장이 2배로 커진다. 현재는 지하 1층 총 165대로 가구당 0.55대에 불과한데 지하 3층까지 2개층을 더 파서 총 329대로 늘리는 것. 필로티 구조로 바뀌는 지상 1층에는 독서실·체력단련장 등 입주민 커뮤니티 공간도 새로 만든다.
◇경험많고 기술력 있는 시공사가 중요
한 조합장은 “리모델링이 생각보다 공사 난이도가 상당하다”고 했다. 아남아파트의 경우 지하 엘리베이터 설치가 최대 난공사였다. 설계를 계속 바꿔야 해서 건축심의만 세번을 받았을 정도다. 그는 “처음 설계에는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와 새로 판 지하 2~3층이 쓰는 엘리베이터가 각각 다른 곳에 있었다”면서 “지하 3층부터 지상 16층까지 쭉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엄청난 난공사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일반 콘크리트 벽 두께가 15~20㎝인 반면 엘리베이터 쪽 벽체는 최대 45㎝에 달해 하중이 큰 만큼, 고도의 시공 기술력이 필요하는 것이다. 다행히 쌍용건설은 ‘엘리베이터 하향 증축 공법’이란 특허를 보유해 안전하고 깔끔하게 공사를 마쳤다. 지하 1층 엘리베이터 기초 주변에 강관 파일(pile·말뚝) 수백개를 박아 하중을 분산시킨 뒤, 지하 2~3층을 굴착해 콘크리트로 기존 코어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한 조합장은 “리모델링은 시공 실적이 풍부하고 기술력있는 건설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남아파트가 쌍용건설과 손을 잡은 것도 리모델링 부문에서 자타공인 국내 최고 건설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쌍용건설은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운영하고 시공 실적도 국내에서 가장 많다”면서 “그만큼 리모델링 관련 기술력과 노하우가 월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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