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비타민·보양식, 콩팥에 안 좋아

양은미 전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2023. 6. 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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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 우리 아이 건강 상담 주치의] 소아 만성콩팥병의 치료·예방

콩팥(신장)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제거해주고 체내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손상 또는 기능 감소가 발생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콩팥병은 우리나라 성인 9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흔한 병이지만 상대적으로 소아들에게서는 많이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료를 받은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수는 100만명당 147명으로 2015년 87.9명에 비해 4년 만에 1.6배로 늘었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소아·청소년 만성콩팥병 계속 늘어

성인은 주로 고혈압·당뇨로 인해 만성콩팥병이 발생하지만 소아에게는 이보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는 선천적인 콩팥 기형이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다. 5세 이상에서는 후천적인 사구체 질환(콩팥의 사구체에서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필터 역할을 하는 기저막 구조에 발생하는 염증) 또는 유전성 콩팥 질환이 주요 원인이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더라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두통, 피로, 식욕 부진, 야뇨(夜尿), 성장 지연 등 비특이적인 증상만 나타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조기 검사를 통해 만성콩팥병을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만성콩팥병이 될 수 있는 콩팥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1998년부터 모든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생 건강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학교 소변 검사에서 혈뇨·단백뇨 등 소변 이상이 발견되거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정밀 검사를 하고 콩팥병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검진을 통해 콩팥병을 조기에 발견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치료할 수 있다. 만성콩팥병이 생기면 노폐물이 몸에 쌓여 피로·허약감 등의 전신 증상을 포함해 빈혈, 전해질 불균형, 위장관 장애, 고혈압, 호흡 곤란, 야뇨증 등 거의 모든 장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고혈압·단백뇨 발견 즉시 치료해야

특히 고혈압, 단백뇨, 빈혈, 이상지질혈증(혈중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증가한 상태) 등은 만성콩팥병을 더 빠르게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적절한 칼로리 공급 및 단백질 공급으로 성장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인에게는 단백질 섭취 제한이 치료에 도움이 되지만, 소아에겐 성장 지연 등의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섭취를 제한하지 않는다. 과체중을 피하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검증되지 않은 약제 복용 및 민간요법 시행, 과량의 비타민과 건강 보양식 섭취 등은 만성콩팥병이 있는 경우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 전문의와 사전에 반드시 상의를 한 후 먹는 것이 좋다.

◇과체중 피해야

만성콩팥병 단계 및 진행 속도에 따라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가 다르므로 개개인에 맞게 병원 방문 주기를 결정하고 주기적으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소아의 만성콩팥병은 성인이 되면 말기신부전(콩팥 기능이 15% 이하로 떨어져 투석 치료 혹은 신장 이식이 필요한 단계)으로 악화할 수 있어 소아 시기 만성콩팥병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만성콩팥병은 한번 발병하면 호전되지 않으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소아·청소년기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나트륨 과다 섭취는 만성콩팥병을 유발하는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또 소아·청소년 비만은 당뇨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성인이 됐을 때 만성콩팥병이 발생할 수 있다. 청소년 시기에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만성콩팥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천적 콩팥 기형은 병원에서 주기적으로 콩팥 기능을 확인해 만성콩팥병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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