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이럴땐 어떻게?] 만 2세 후반 상상력 발달… 맞은 적 없어도 “맞았다” 할 수 있죠
Q. 만 2세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서 “엄마, 아빠가 때려서 아파요”라고 했대요. 집에서는 아이를 때린 적이 없어요. 왜 그럴까요?
영아가 주변에서 얻은 정보를 기억하고 회상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습니다. 어린아이도 어떤 장면을 보고 나면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행동을 재연할 수 있다는 거죠. 이를 ‘지연 모방 능력’이라고 합니다. 영아는 지연 모방을 하면서 놀이를 하는데, 일종의 ‘흉내 내기 놀이’입니다. 언어가 발달하면 흉내 내기 놀이는 좀 더 구체적인 표현으로 나타납니다. 엄마나 아빠 핸드폰을 귀에 대고 양육자의 말투나 행동을 매우 비슷하게 재현하거나 매체에서 본 말과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만 2세 후반이 되면 상상력도 발달하기 때문에 흉내 내기 놀이는 한층 정교해지고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기억과 모방, 상상력이 함께 발달하는 것은 놀이에서도 표현되지만 영아와 대화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요. 그러나 아직 기억 용량은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언어로 표현된 내용이 반드시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상력이 발달하는 과정에서는 이러한 기억이 상상과 결합해 표현됩니다.
만 3세 유아도 간혹 어린이집 선생님 또는 친구가 때렸다거나, 자신을 “어느 방에 데리고 가서 우산만큼 큰 주사기로 주사를 놓았다” 같은 구체적인 표현을 합니다. 만 2세 전후로 영아의 언어 능력이 폭발하듯 발달하기 때문에 표현에서 묘사와 구체성이 뛰어나 그럴 듯하게 들릴 수 있어요. 하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엄마, 아빠가 때리지 않았는데 때렸다고 말하는 상황도 유사합니다. 이러한 표현을 영아가 반복한다면 사실 확인을 해 오해를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 거짓말을 했느냐’며 영아를 다그칠 필요는 없습니다. 기억과 상상, 언어의 발달이 이뤄지고 주변의 여러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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